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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주 인디고 고체 샴푸와 와디즈 펀딩 - 농업 칼럼니스트 농학박사 허북구
  • 기사등록 2021-01-11 10:0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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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인터넷신문]서울 청년들이 나주쪽(나주 인디고 식물)을 활용한 고체 샴푸를 만들었다. 고체 샴푸를 만든 서울 청년들은 서울시가 주관한 넥스트 로컬 사업에 선정된 2명이다. 넥스트 로컬 사업은 창업과 고용 기회를 갖기 쉽지 않은 서울 청년과 청년 인구가 부족한 지방을 연계해 지역의 관광문화자원을 활용한 창업으로 서울 청년들의 지방 정착을 돕고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하고자 하는 사업이다.

 

고체 샴푸를 만든 서울 청년들은 지난해 늦여름부터 나주에 거주하다시피 지냈다. 사업 신청 전부터 나주의 전통 쪽 문화를 공부하고, 쪽이 민간요법으로 사용된 사례를 수집했다. 사업에 선정된 이후에는 본격적으로 나주쪽과 관련된 기능성 성분에 대한 자료를 조사했고, 나주쪽의 성분과 기능성에 관한 것을 연구해서 국제학술지에 게재한 것을 알고, 그 논문을 요청하기도 했다.

 

나주쪽에 대한 자료 수집과 공부를 한 이후에는 나주와 서울을 오르내리는 빈도가 잦았다. 고체 샴푸를 만들기 위해 유용성분이 최고로 되는 수출조건에 대한 협의와 함께 서울의 업체와 쪽의 함량 등 제조 방향, 품질 및 최적의 조건 설정을 위해서였다. 그리고 나주에서 직접 쪽을 베어 가지고 가서 쪽을 추출하고, 이것을 고체 샴푸 제조에 사용했다.

 

나주와 서울을 오가면서 친환경적이면서 두피 건강에 좋은 고체 샴푸를 만들겠다는 청년들의 의지와 모습에 감동하면서도 한편으로는 걱정이 앞섰다. 상품을 만들기는 쉬워도 팔기가 어려운 시대이기 때문이다. 특히 비누와 샴푸 같은 제품은 일명 개수 장사 품목이다. 품목의 단일 가격이 낮으므로 대량으로 판매해야 일정 금액의 수익이 발생한다. 대량으로 판매하기 위해서는 유통망이 있어야 하고, 각각의 유통망에 물건을 공급하기 위해서는 대량으로 생산해서 공급해야 한다.

 

개발한 샴푸를 대량으로 만들어서 수많은 매장에 진열해도 곧바로 수입이 생기지 않는다. 광고 등으로 인지도가 높은 대기업의 수많은 품목과 함께 진열되므로 신생 상품은 잘 팔리지 않는다. 결과적으로 자본이 많이 들면서 회전은 늦게 되는 품목이 비누와 샴푸 같은 품목이다.

 

서울 청년들에게 제품의 판매 방향에 대해 이러저러한 조언을 했지만 창업 환경은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므로 내심 걱정이 많이 되었다. 서울 청년들은 그러한 우려는 기성세대의 낡은 생각이라는 듯 크라우드 펀딩이라는 새로운 유통 방식을 선택했다.

 

크라우드펀딩(crowd funding)은 군중(crowd)과 자금조달(funding)의 조합어로 자금이 필요한 개인, 단체, 기업이 불특정다수로부터 자금을 모으는 것이다. 그 역사는 수백 년 전 유럽의 책 출판 시스템에서 시작되었다. 수백 년의 역사를 갖는 크라우드 펀딩이 최근 주목받게 된 것은 온라인 플랫폼의 발달로 인해 다수의 대중에게 정보 발신이 가능한 시대가 되었기 때문이다. 온라인을 통한 크라우드 펀딩은 트위터, 페이스북 같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적극 활용해 ‘소셜 펀딩’이라고 불리기도 했는데, 진화를 거듭하고 있으며, 그 명칭도 다양해지고 있다.

 

서울 청년들이 택한 것은 크라우드 펀딩의 한 유형인 와이즈 펀딩이다. 와디즈 펀딩 사이트를 클릭하면 나주 인디고 고체 샴푸의 개발 과정, 성분, 좋은 점, 사용한 사람들의 경험, 친환경적인 이유 등 여러 가지 정보를 볼 수가 있다(https://www.wadiz.kr/web/wcomingsoon/rwd/92071). 기존의 오프라인 유통망에서 쉽게 전달할 수 없는 정보들이다. 판매 방식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들의 사용 경험까지도 알 수가 있다.

 

농특산물의 유통 환경은 이처럼 빠르게 변하고 있으므로 과거의 경험만으로 미래를 대비해서는 안 된다. 판매 측면에서도 새로운 환경을 빠르게 받아들이고, 새로운 방식에 대한 경험을 쌓고, 장점을 자신의 것으로 만들어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하는 시대이다.

 

참고자료

허북구. 2020. 나주쪽, 서울 청년들이 고체 샴푸로 만들었다. 전남인터넷신문 12월 28일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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