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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산 커피와 세계의 이색 커피 - 농업 칼럼니스트 농학박사 허북구
  • 기사등록 2020-10-17 09: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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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인터넷신문]전남이 커피 주산지로 떠오르고 있다. 고흥, 담양, 화순 등 전남 곳곳에서 커피나무 재배가 급격하게 늘어나면서 소득 작물로 기대되지만 한편으로는 판매에 대한 고민도 늘어나고 있다. 그동안 우리나라에서 재배된 커피는 특이성과 화제성이 판매에 한 몫 했지만 희소성이 떨어지면서 마케팅의 재료가 소실되고 있다.

 

기존의 마케팅 도구가 사라짐에 따라 전남산 커피의 소비 촉진을 위한 새로운 마케팅 방안이 요구되는 시기를 맞이하게 된 것이다. 이와 관련해서 전남산 커피콩에 대해서는 다른 칼럼을 통해 발효라는 측면에서 접근했었다. 그래서 이번에는 음용 측면에서 세계의 사례를 통해 전남산 커피의 새로운 음용 방식을 개발하고 활용하는데 아이디어를 제공하고자 한다.

 

루왁커피로 유명한 인도네시아의 족자카르타(Djokjakrta)에는 코피조스(Kopi Joss)가 있다. 코피(Kopi)는 커피에 대한 인도네시아어이다. 조스는 숯불을 물에 넣었을 때 나는 소리에서 유래된 것이다. 두 단어가 뜻하듯 빨갛게 타오르는 숯불을 커피가 담긴 유리잔에 넣은 다음 숯이 까맣게 되면 건져 내고 마시는 커피이다.

 

코피조스는 원래 포장마차에서 파는 커피이자 민간약이다. 한국 사람들이 인도네시아의 포장마차 등 길거리 음식을 먹으면 배탈이 나기 쉽다. 이 때 코피조스를 마시면 숯에서 나온 알칼리가 위산을 중화시키는 역할을 하면서 속이 편안해지는데 도움이 된다. 헛배가 부를 때도 이 커피를 마시면 가스가 제거되는 효과가 있다.

 

인도네시아 동부의 수라바야(Surabaya)에는 코피 와리크(Kopi Walik)라는 것이 있다. 이것은 컵에 커피를 넣은 다음 그 커피잔을 접시 위에 거꾸로 놓고, 접시로 흘러나온 커피를 마시는 방법이다. 물에 완전히 녹지 않은 커피가루를 잘 녹도록 해서 마시는 방법인데, 특이함 때문에 많이 알려져 있다.

 

핀란드 카이누(kainuu) 지역에는 치즈커피가 있다. 치즈를 깍두기처럼 잘라서 컵에 넣고, 그 위에 커피를 부어 마시는 방법이다. 커피콩을 살짝 볶아 신맛이 강한 것과 궁합이 좋고, 커피를 마신 후 치즈를 떡 먹는 것이 일반적이다.

 

커피의 발상지 에티오피아에는 커피에 설탕 대신 맛을 돋보이게 소금을 한 스푼 넣어 마시는 소금커피가 있다.

 

베트남에는 연유(煉乳) 및 에그커피가 있다. 연유커피는 달콤한 연유에 커피를 섞어 마시는 것이다. 에그커피는 계란 노른자와 연유를 혼합하여 거품이 나도록 저은 후 커피 위에 올려놓고 먹는 방법이다.

 

정렬의 나라 스페인의 레반테(Levante) 지역에는 카페봉봉이 있다. 쓴맛이 강한 에스프레소에 연유를 넣은 것으로 바닥에 쌓인 농축 우유와 커피를 섞어가며 농후한 맛을 천천히 즐길 수가 있다.

 

이탈리아에는 에스프레소 로마노가 있다. 이것은 레몬슬라이스와 레몬주스를 에스프레소에 넣어 레몬의 신맛을 함께 즐기는 커피이다.

 

아르헨티나에는 거품을 낸 우유에 커피를 살짝 섞은 카페 라그리마가 있다. 외형적으로는 커피의 모습을 느낄 수가 없는 것으로 우유 음료에 가깝다.

 

모로코에는 후추, 육두구, 계피, 민트 등 여러 종류의 향신료 및 허브를 첨가하여 마시는 카페 드 제피스가 있다. 이국적인 향기와 맛을 즐길 수 있는 커피이다.

 

커피에 첨가하는 것의 종류와 마시는 방법은 위의 사례 외에 다종다양다. 대부분이 각국의 역사와 풍토가 낳은 커피문화이면서 각 나라의 정체성을 대변하고 있다. 마찬가지로 전남에서 생산된 커피콩을 이용해서 전남의 풍토에 맞는 커피의 음용 문화를 만들면 전남산의 커피 소비촉진은 물론 전남의 정체성을 나타내는데도 도움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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