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곡성 토란과 맥도날드 타로 파이 - 농업 칼럼니스트 농학박사 허북구
  • 기사등록 2020-10-08 08:3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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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인터넷신문]외식업체인 맥도날드에서는 지난달 24일 ‘타로 파이’를 출시했다. 관련 업체에 의하면 출시 10일 만에 약 40만개가 팔릴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고 한다. 출시와 함께 인기를 끌게 된 것은 그동안 대만, 중국, 홍콩, 마카오 등지의 여행에서 맥도날드의 ‘타로 파이’를 먹어 본 사람이 많고, 해외여행 시에 꼭 먹어봐야 할 식품으로 입소문이 나 있었던 영향이 큰 것으로 생각된다.

 

타로(Taro)는 토란의 영어 이름이다. 파이(Pie)는 밀가루와 버터를 개어 과일, 고기 따위를 넣고 구워서 만든 서양과자이다. 그러므로 ‘타로 파이’는 토란을 재료로 한 서양과자인데, 맥도날드 ‘타로 파이’는 보라색 및 달콤한 맛과 크림 같은 식감이 특징이다.

 

맥도날드는 세계적인 브랜드로 각지에서 동일한 상표를 사용하고 있지만 메뉴는 지역에 따라 조금 차이가 있다. 같은 미국이라도 토란을 먹는 문화가 발달된 하와이에서는 ‘타로 파이’가 출시되어 인기를 얻고 있지만 본토에서는 체리와 사과 파이가 인기 상품이다. 태국에서는 스위트콘(감미종 옥수수), 영국에서는 베리와 커런트(currant)가 인기 상품이다. ‘타로 파이’는 하와이 외에 중화권에서 상당히 오래 전에 출시되어 인기를 끌었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지난달에야 출시되었다.

 

맥도날드에서 파이는 1968년에 처음으로 메뉴에 추가된 디저트이다. 이것은 바삭 바삭 튀긴 애플 파이로 시작되어 40개 이상 변형되었다. 이후 튀긴 것에 대한 건강 유해성 논란이 일자 맥도날드에서는 1992년부터 건강 트렌드에 대응하고자 구운 애플파이를 출시했다. 2011년에는 체리, 복숭아, 딸기, 호박, 고구마 파이 버전이 출시되면서 파이 군이 형성되었다.

 

각 나라에 있는 맥도날드 체인점에서 새로운 메뉴를 시도하고자 할 때는 미국 시카고에 있는 본사에 필요성과 소비자 반응 등의 자료를 제출한다. 본사에서는 이것을 참고해서 추가로 꼼꼼하게 조사 및 검토하고 출시 여부를 결정한다. 그동안 ‘타로 파이’에 대한 국내 소비자들의 출시에 대한 목소리가 높았으나 이제야 출시가 된 것은 이 같은 이유 때문이다.

 

맥도날드 ‘타로 파이’가 출시 된지 이제 갓 열흘이 조금 넘었다. 현재까지의 좋은 반응이 지속될지 광고 효과와 신규성에 따른 일시적인 현상인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할 것 같지만 곡성의 토란 측면에서 ‘타로 파이’ 출시는 매우 의미 있는 일이다.

 

곡성군의 토란은 2016년도부터 추진한 향토산업육성사업에 의해 재배면적은 전국의 절반 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늘었다. 생산량 또한 국내의 70% 정도로 큰 비중을 차지한다. 토란을 이용한 상품도 아이스크림, 토란푸딩, 토란부각, 토란선식, 토란누룽지칩, 토란빵(토란머핀, 토란만주, 토란채소빵, 토란앙금빵, 토란구레볼, 토란쿠키) 등 다양하게 개발되어 있다.

 

제품 개발 외에 지역민과 관광객이 곡성에서 연중 수시로 즐길 수 있는 토란 음식의 인프라 구축을 진행해 왔다. 곡성군에서 이러한 노력은 나름 성과를 거두고 있지만, 여전히 토란은 토란국으로 대표되는 토속적인 음식, 슬로푸드 재료 및 음식이라는 이미지가 강해서 젊은이들의 접근성이 낮고, 소비 또한 특정 품목의 대중적인 인기에 의한 대량 소비를 창출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맥도날드의 이번 ‘타로 파이’ 출시는 사용된 재료의 출처, 첨가물 등 논란거리는 있지만 기존의 토란에 대한 인식 전환에는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된다. 토란은 그동안 이슈화가 되지 못함에 따라 칼로리가 낮고, 칼륨, 철분, 칼슘, 비타민 C, A, B가 풍부해서 다이어트와 고혈압 예방, 부종 예방에도 효과가 있는 장점이 부각되지 못했다.

 

소비자들의 관심도가 낮다 보니 외국에서 토란은 피자, 과자류 등 다양한 인스턴트식품이 개발되어 대량 소비되고 있음에도 국내에서는 기업차원에서 국내산 토란을 대량 구입해서 대중적인 상품으로 가공한 식품도 거의 없었다. 그러나 보니 곡성은 토란 산지로서 생산 면적 확대와 집중에 의한 생산성 향상에 한계가 존재하였고, 식품의 가공 및 판매에 까지 나서고 있다.

 

따라서 맥도날드의 ‘타로 파이’ 출시가 국내 기업의 국내산 토란을 이용한 제품의 개발과 촉진의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동시에 곡성군에서도 철저한 소비시장 조사를 통해 출시한 맥도날드도 ‘타로 파이’의 상품적 특성, 유통시스템, 소비자 반응을 살펴보고 이것을 곡성군의 환경과 실정에 맞게 적용해서 토란 산업을 더한층 발전시키는 계기로 삼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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