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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업 기관의 사은품, 농 특산 상품 개발 기회로 - 농업 칼럼니스트 농학박사 허북구
  • 기사등록 2020-09-26 09:5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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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인터넷신문]추석을 앞두고 선물이 오가고 있다. 선물 문화가 발달한 우리나라에서 명절은 선물 상품의 특수기이다. 개인 간의 선물은 물론 농업협동조합 등 관련 기관에서도 연례행사처럼 명절 선물을 보내는 곳들이 많다. 추석과 설 명절이 없다면 농산물을 어떻게 팔까 할 정도로 많은 양이 소비된다. 소비량이 많다 보니 백화점 등 유통업체서는 매년 명절 특수용의 선물용 기획 상품을 만들고 대비할 정도이다.

 

명절용 선물 상품 중에서 농수산물은 그 비중이 매우 크다. 전통적으로 명절에는 상차림용, 차례와 성묘 등에 사용되는 제수용이 선물로 많이 이용되어 왔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명절 상차림의 간소화 트렌드에 따라 과일 등 1차 산물에서 가공 상품 등으로 변하고 있다.

 

소비 트렌드가 변함에 따라 농산물 생산자조합, 영농법인, 농산물 가공업체 등에서는 농특산물을 이용한 선물용 상품의 개발이 늘어나고 있다. 개발된 상품들은 명절뿐만 아니라 평소에도 이용이 쉽도록 유통과 이용의 편의성을 높여 소비자 욕구에 기인한 것들이 많다.

 

농산물의 선물용 가공 상품의 증가에는 소비자 편의성 측면 외에 농산물의 고부가 가치에 의한 소득 증대, 노동력과 수입원의 분산, 판매 시기 및 판로의 다양화라는 목적도 가미되어 있다. 여기에 각종 보조 및 지원 사업 또한 가공 상품의 개발과 출시를 부채질 해왔다.

 

서울시가 지역 중·소농을 돕고 판로를 지원하기 위해 2018년에 안국역 인근에 개설한 서울시 상생상회 매장을 가보면 농산물 가공 상품이 이렇게 많을까 싶을 정도로 많다. 지역의 대표 농특산물을 한 자리에 모아서 판매하고 있는 곳이기 때문에 더욱더 다양할 수밖에 없지만 개발 또한 다양하게 이뤄 졌음을 의미한다.

 

농산물 가공 상품의 종류가 많다는 것은 소비자 입장에서 선택의 폭이 넓어져 행복한 일이지만 생산자 입장에서는 과열 경쟁에 의한 생산성 저하를 초래할 수가 있다. 그것을 증명하듯 상생상회뿐만 아니라 서울 용산역, 익산역 등지에 있는 농특산물 가공품 판매장에는 회전이 안 되는 것으로 보이는 것들이 꽤 많다.

 

팔리지 않는 상품은 생산자의 존재를 부정하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팔리는 상품을 판들기 위해서는 농산물 가공 상품의 기획 단계에서부터 철저하게 시장을 연구하고, 그에 맞는 상품을 만들어야 한다. 그런 과정을 거쳐 판매에 대한 확신을 갖고 만들어도 시장 환경, 홍보, 마케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 시장에 정착하지 못한다. 신상품 개발의 성공과 판매는 그만큼 어렵다.

 

신상품을 개발해서 유통을 시켰는데 팔리지 않게 되면 그 비용은 모두 손실이 되는 것이다. 외부에서 사업비를 지원받아서 만들었다 치더라도 팔리지 않는 상품은 지속 가능을 어렵게 만들고, 성장 기회를 저버리게 된다.

 

따라서 농특산물 가공상품을 개발하기 위해서는 시장에 대한 생존 차원에서 철저한 조사와 연구를 통해 시제품을 생산하고, 시제품에 대한 소비자 반응을 통해 보완해야 한다. 초두 상품 또한 지역의 관공서, 단체, 조합, 기업체 등의 선물용 상품에 대응하는 것이 좋다. 농특산 가공품은 대부분 지역의 정체성을 담고 있는 것들이 많기 때문에 지역의 관공서, 단체, 조합, 기업체 등에서는 차별화된 상품을 통해 지역을 알리고, 지역의 농가와 업체 성장에 기여한다는 명분도 있기 때문이다.

 

이 구조에 의하면 지역의 농특산 가공상품 업체는 판매 상품에 대한 소비자 반응을 파악할 수 있게 된다. 판매 대금과 마진을 활용해서 문제시 되는 것은 보완하고, 판로를 확대하면 지역 경제에 기여하면서 지역의 정체성과 업체를 동시에 살릴 수 있게 된다.

 

추석을 앞두고 규모가 큰 지역단위 농업현동조합, 신용금고 등에서는 조합원들에게 수 천 개의 추석선물을 보내고 있다. 그 중에는 농산물과 지역 상품이 아닌 것이 너무 많다. 지역 농산물의 구매 시 특혜시비 등 여러 가지 불필요한 오해도 있겠지만 지역을 우선적으로 생각했으면 한다. 농업협동조합, 지역의 농업관련 기관 및 신용협동조합 등은 지역과 지역민을 배경으로 존재하고 있음을 상기하면서 사은품이 지역의 농특산 상품의 개발 기회로 삼을 수 있도록 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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