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인터넷신문]일본 가고시마현(鹿児島県) 토쿠노시마(徳之島)가 새로운 차산지로 주목받고 있다. 토쿠노시마는 가고시마현에서 남쪽으로 492km에 있는 아마미 군도(奄美群島)의 중앙 부분에 위치해 있는 섬이다. 사탕수수를 주로 재배하는 이 섬에서 차나무는 2002년에 처음 시작했다. 차 재배를 도입한지 이제 20년 정도 되었지만 토쿠노시마는 일본의 새로운 차 역사를 쓰고 있다.

 

도쿠시마에서 생산되는 차는 알레르기에 의한 비염 억제 녹차와 찻잎 및 수색이 빨간색의 녹차이다. 이중 찻잎과 수색이 빨간 녹차가 인기를 끌고 있다. 빨간 녹차는 일본 ‘농연기구(농업연구소기구)’에서 개발한 것이다. 찻잎에 항산화 및 눈의 피로 경감작용이 있는 안토시아닌이 함유되어 있는 것에 착안하여 2009년에 개발하였다. 차나무의 붉은 색 싹이 햇살에 비쳐질 때 립스틱 같은 이미지를 갖는다고 해서 선루즈(SUNROUGE)라는이름이 붙여진 이 차는 일본에서 처음으로 기능성 성분을 목적으로 개발된 것이다.

 

일본 농연기구에서는 새싹이 빨간 녹차를 개발했지만 이것은 일본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도 처음이기 때문에 판로가 문제 될 것으로 생각했다. 그래서 2011년에 선루즈의 품종을 등록 후 기능성차인 알레르기 비염억제용 차를 생산하고 있는 일본 가고시마현 아마미 군도에 있는 토쿠노시마(徳之島)의 농가들에게 식재하도록 했다.

 

일본 농연기구에서는 2011년에 차의 판로 확보를 위해 일본 농림수산업 식품산업과학기술진 연구추진 사업으로 선루즈의 새로운 기능성 탐색과 제품 개발을 시작했다. 그 결과 선루즈 추출물에서 열쇼크 단백질(Heat Shock Protein) 유도 억제 추정 물질을 찾았다. 그리고 임상 실험에 의해 선루즈의 추출물 음용이 눈의 피로도 경감에 도움이 된다는 사실을 밝히고, 관련된 음료수와 상품을 개발했다.

 

선루즈의 가장 큰 강점은 차 본래의 기능성 성분인 카테킨 외에 안토시아닌을 동시에 섭취 할 수 있다는 것이다. 가정과 일을 양립하면서 효율적인 영양섭취를 못하는 사람들에게도 선루즈 차의 음용은 효과적이다. 석류즙이나 오미자차처럼 수색이 붉은 것도 큰 장점이다. 차에 안토시아닌이 많이 포함되어 있기 때문에 레몬 등 산을 약간 첨가하면 차의 수색은 선명한 붉은 색이 된다. 기존의 녹차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색이다. 눈으로 즐기는 즐거움과 아름다운 색으로 인해 휴식을 제공할 수는 장점이 있다.

 

현재 일본에서는 토쿠노시마 선루즈 차로 만든 음료수 등 가공 제품이 큰 인기를 끌고 있으며, 유럽 진출을 앞두고 있다. 차밭도 2017년 기준으로 약 8ha까지 확대되었다. 처음 선루즈를 식재했던 농민은 13호였었는데 31호까지 늘어났다. 선루즈는 사탕수수 일색이었던 이곳의 새로운 작목으로 농가 소득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

 

일본에 차가 전해진지 1200년 만에 처음으로 개발된 빨간색 녹차의 성공신화는 연구소, 기업, 농민이 힘을 합해서 이뤄낸 결과이다. 일본 농연기구인 ‘농업연구소기구 채소 차 산업 연구소’에서 개발한 선루즈를 일본제지라는 기업에서 독자적으로 개발한 안정적인 육묘기술에 의해 차나무를 생산해 보급했다. 꿈과 도전 정신을 가진 토쿠노시마의 농민들은 낮선 차를 도입하고 재배했다. 여기에 안토시아닌 생성에 알맞은 기온과 일사량이 있는 토쿠노시마의 환경은 성공에 일조했다. 이러한 성공 신화는 녹차의 산지간, 수입품 및 제품간 경쟁이 날로 치열해 지고 있는 현 시점에서 우리 지역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