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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농화에 대한 코로나의 경고 - 농업 칼럼니스트 농학박사 허북구
  • 기사등록 2020-09-23 07:5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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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인터넷신문]서구 사회에서는 코로나 19를 계기로 지구환경 변화와 생태농업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현재 생태농업은 감소 추세이며, 기업농은 전 세계 15억 헥타르의 농지중 약 80%를 차지한다. 기업농에서는 특정 작물 위주의 재배가 이뤄짐에 따라 생태적으로 다양하지 못하고, 잡초, 곤충, 전염병 및 기후 변화에 매우 취약한 구조로 되어 있다.

 

외부 환경에 대한 취약함을 농약으로 대체함에 따라 농약 사용량은 늘어나고 있다. 매년 해충 방제용으로 사용되는 농약은 약 23억kg이지만 이중 1%만이 목표 해충에 도달하고, 나머지는 토양, 공기, 물에 영향을 미친다. 그 피해는 미국에서만 연간 100억 달러 이상의 환경 및 공중 보건의 피해를 초래한다. 전 세계적으로는 매년 약 2,600만 명에게 살충제 중독을 야기한다.

 

살충제는 식물의 수분매개 곤충, 천적 곤충 및 유익한 유기체(곤충, 조류 및 토양 생물군 등)의 감소를 유발한다. 농약 사용에 의한 유용한 유기체의 감소, 살충제에 대한 내성을 갖춘 곤충의 출현은 질병의 예방과 치료를 더욱더 어렵게 하고 있다.

 

수만 마리의 닭이나 수천 마리의 돼지를 사육하는 공장식의 대규모 농장은 인플루엔자와 같은 바이러스의 돌연변이 발생과 급속적인 전염 환경을 조성한다. 분뇨에서 발생하는 고농도의 암모니아, 황화수소 등에 노출된 동물은 바이러스 감염에 취약하게 된다. 미국에서 조류독감에 의한 수천만 마리의 닭과 칠면조의 죽음, 돼지 독감에 의한 수많은 돼지의 사망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공장식 농장에서 동물 전염병의 증가는 성장촉진제와 항생제의 사용을 촉진한다. 이들 물질의 사용 증가는 약물에 대한 내성을 증가시켜서 전염병의 발병 시 치료를 어렵게 한다. 반면에 생태농업에서는 동물들이 야외에서 살면서 다양한 자연의 먹을거리를 먹기 때문에 이것이 면역 체계를 강화한다.

 

진화 생물학자인 Rob Wallace는 “자연 서식지에 갇혀 있던 병원체가 기업농의 발전에 따른 농약사용과 유전자변형 작물의 재배 증가에 따라 농업, 가축 및 인간 공동체로 확산되고 있다”고 했다. 아마존의 삼림 벌채가 4%만 증가해도 말라리아 발생률은 거의 50%가 증가했다는 연구는 그 단적인 예이다.

 

기업농에 의한 재배식물의 단순화는 건강의 취약성에 악영향을 미친다. 인간이 먹을 수 있는 식물은 2,500종 이상인데도 사람들의 식단은 대부분 쌀, 밀, 옥수수와 같은 3가지 작물로 구성되어 있다. 이는 소비 칼로리의 50% 이상에 해당됨에 따라 미네랄의 흡수가 낮아 건강과 발달(특히 어린이)에 악영향을 미치며 면역체계도 약화시킨다. 한 예로 미국에서 닭, 돼지 및 소는 대부분 옥수수(주로 유전자 변형 품종)를 기반으로 한 사료에 의해 사육이 된다. 대부분의 탄산음료와 스낵에는 비만 및 제 2형 당뇨병과 관련된 높은 과당 옥수수 시럽이 포함되어 있는 등 전체 식량 공급은 옥수수화(옥수수 파생물을 기반으로 한 식품) 되어 있고, 이것은 영양의 불균형, 성인병의 유발 원인이 되고 있다.

 

기업농은 장점도 많지만 이처럼 질병의 발생 촉진, 건강한 식단에 대한 위협이라는 폐해가 있다. 이 보다 더 큰 폐해는 경제성을 앞세운 세계화된 식량 공급 시스템에 의해 전통적인 농촌 공동체 및 그들의 다양한 식량 생산 시스템의 붕괴이다. 그 폐해는 그동안 극단적으로 나타나지 않았으나 이번 코로나 19의 유행 초기에 무역, 운송 제한 및 이동의 차단은 기업농에 기반한 세계화된 식량 공급 시스템의 취약성을 여실히 드러낸 계기가 되었다.

 

코로나 19는 전염병의 발병 원인과 함께 환경 파괴, 기후 변화, 경제적 불평등, 식량 불안정 등이 상호 의존적이며, 이 중 하나에 문제가 생기면 글로벌 시스템 전체에 영향을 미쳐 악화된다는 것을 사실적으로 인식하는 계기가 되었다. 특히 자본주의적이고 고도의 소비적인 기업농에 의한 생태계 파계, 전염병의 빈발, 영양의 불균형에 의한 건강악화, 식량 안보 등의 폐해에 대한 경고로 작용하고 있다.

 

우리는 이 시점에서 먹을거리의 선택 자체가 생태적, 정치적 행위라는 것을 이해하고 기업의 먹이 사슬이 아닌 지역 농부를 지원할 때 지속 가능성과 탄력성을 창출 할 수 있고 유지할 수 있다는 인식을 갖고 행동해야 한다. 정부차원에서 생태농업으로의 급속 전환은 쉽지 않다는 점에서 지역에서 농부들이 친환경적으로 생산한 다양한 농산물을 소비하는 것 그 자체가 우리 자신과 우리지역, 건강한 지구환경 그리고 미래 세대를 위한 선택이라 할 수 있다.

 

* 이글은 La agroecología en tiempos del COVID-19, CLACSO(Miguel A. Altieri & Clara Inés Nicholls)의 내용을 바탕으로 작성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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