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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진군 특산물로 기대되는 모란과 작약 - 농업 칼럼니스트 농학박사 허북구
  • 기사등록 2020-09-22 08:1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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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인터넷신문]중국에는 "서면 작약, 앉으면 모란"이라는 속담이 있다. “서면 작약, 앉으면 모란, 걷는 모습은 백합"이라는 속담도 있다. 이것은 아름다운 여성의 행동거지를 나타내는 속담이다. 백합(나팔나리)은 고개를 조금 숙이고 있는 모습이 아름다운 여성처럼 느껴지는 꽃이다. 작약과 모란은 같은 작약과 식물로 꽃도 비슷하지만 꽃의 분위기에는 미묘한 차이가 있다. 보통 작약 꽃은 위로 뻗어 솟는 듯한 느낌이 들고, 모란꽃은 옆으로 퍼져 화려하면서도 느긋하게 앉아있는 느낌이다. 이 세 가지 꽃 중에서 모란은 특별히 아름답다.

 

한국과 중국에서 모란은 많은 사랑을 받아온 꽃으로 여러 가지 이름이 있다. 그 중에서 대표적인 것은 화왕(花王)과 백화왕(百花王)이다. 이 두 개의 이름은 꽃 중에서 왕이다는 뜻이다. 모란에는 '국색천향(國色天香)'이라는 이름도 있는데, 이것은 양귀비와 관련이 있다. 당나라 현종은 양귀비와 함께 모란꽃을 즐기면서 이정봉에게 모란에 관한 시를 물으니 “나라에서 으뜸가는 미인의 얼굴엔 아침에도 술기운이 돌고, 천계의 맑은 향기가 밤에 옷에 스며드네”라며 시 두 구절을 읊었다. 이시를 들은 현종은 “모란이 아름답기는 하지만 어찌 내 '해어화(解語花)'만 하겠는가?" 라며 양귀비에 비유한다.

 

양귀비에게도 뒤지지 않는 경국의 아름다운 꽃 모란은 강진과 인연이 많은 꽃이다. ‘모란이 피기까지는’라는 시가 만들어진 김영랑 시인의 생가가 있는 곳이며, 강진에서 생산한 고려청자의 문양 등 역사적으로도 관련성이 많은 고장이다.

 

역사와 문화적으로 강진과 관련성이 많은 모란은 화훼용(묘목생산에서부터 화분용, 절화), 관광과 축제용, 약용, 식품용, 화장품용 등 그 활용 폭이 넓지만 이것을 집중적으로 육성하는 지자체는 없다. 이에 비해 해외에서는 모란을 집중 육성해서 지역의 성공적인 소득 작물로 활용하는 곳들이 많기 때문에 유망품목이라 할 수 있다. 따라서 모란과 관련성이 많고, 재배, 관광, 문화 등 모란을 활용할 수 있는 인프라가 갖춰진 강진에서 모란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면 지역 발전에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강진에서 모란을 소득 작물로 도입하고, 활용한다면 같은 작약과 식물인 작약도 함께 도입해서 활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작약은 약용으로 인기가 좋아 재배하는 농가들이 많기 때문에 면적확대가 용이하면서도 식재에 대한 부담이 적은 식물이다. 꽃도 모란과 비슷하며, 모란의 묘목 생산을 할 때 대목으로 사용된다. 개화시기 또한 모란꽃과 달라 모란꽃이 지면 작약 꽃이 피게 되므로 1개월 정도의 관상기간을 가질 수가 있다. 작약의 잎은 차의 재료로 인기가 좋다. 작약은 이처럼 모란만을 재배하고 이용했을 때의 단점을 보완해 줄 수 있는 식물이다.

 

모란과 작약을 재배하여 식품과 관광자원으로 활용하고 있는 대표적인 사례에는 일본 이바라키현 츠쿠바시에 있는 츠쿠바모란공원(Peony Garden Tokyo in Tsukuba)이다. 이곳은 부지가 60,000평방미터이며, 원내에는 모란 10,000그루, 작약 50,000그루 총 800종이 무농약으로 재배되고 있다. 스쿠바모란공원에서는 매년 모란 작약축제를 하고 있는데, 모란 축제는 4월 중순에서 말까지, 작약 축제는 5월초에서 중순까지이다. 축제를 통해 모란과 작약의 묘목 및 가공식품을 판매하고, 지역의 수제맥주 등 지역 특산물의 홍보 및 판매장으로 활용하고 있다.

 

모란과 작약 꽃은 화훼 전문가가 아니면 구별이 쉽지 않을 정도로 비슷하나 개화기와 용도차이, 작약을 대목으로 해서 모란을 접목 할 경우 번식과 육성이 빠른 점, 모란꽃을 요리 재료로 활용하고, 작약 잎을 차로 활용하는 것, 요리로 개발하는 것 등의 조합에 의한 장점과 규모화가 가능한 이점이 있다.

 

강진청자의 다양성과 판매 측면에서도 모란과 작약의 도입은 필요하다. 강진군에서 생산되는 청자는 전통의 계승과 품질 측면에서는 매우 우수하나 다양성 측면에서는 소비자들에게 크게 어필되지 못하고 있다. 반면에 대만과 일본 등지에서는 모란꽃을 다양하게 디자인하고, 이것을 도자기에 컬러플하게 적용한 것들이 잘 팔리고 있다. 모란과 작약은 그것 자체만으로도 청자의 정적인 이미지에 화려하고 동적인 이미지를 부여해 활기찬 강진의 이미지 구현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이래저래 도움이 되고 크게 손해 볼 것이 없다면 도입하고 활용하는 것이 답이다. 그런 측면에서 강진군의 특산물로 모란과 작약의 도입과 활용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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