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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락하는 화훼 산업, 정책과 대책이 없다 - 농업 칼럼니스트 농학박사 허북구
  • 기사등록 2020-09-21 08: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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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인터넷신문]화훼를 전략 산업으로 육성하려는 나라가 증가하고 있다. 인간의 정서와 환경개선 측면에서 화훼 소비 증진을 꾀하고 있는 나라가 늘어나고 있다. 화훼는 생산과 소비 측면에서 기대 가치가 크기 때문인데, 우리나라 화훼 산업은 끝없이 추락하고 있어도 정책과 대책이 없다.

 

농림축산식품부에서 발행한 ‘화훼재배현황, 2019’에 의하면 2019년의 화훼재배 농가 수는 6,824호로 2003년의 13,596호 대비 49.8%로 반토막이 났으며, 31년 전인 1988년의 7,195호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2019년의 화훼 재배면적은 4,244ha로 14년 전인 2005년의 7,950ha에 비해 46.6%가 줄어들었다.

 

우리나라 화훼 수출액은 2010년에 103,067천 달러였으나 2019년의 수출 실적은 17,159천 달러로 2010년 대비 83.4%가 감소했고, 2000년 이전으로 되돌아갔다. 2019년의 화훼 수입액은 86,515천 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나타냈다. 이는 2000년의 수입액 19,472천 달러 대비 444%가 증가했다.

 

1인당 화훼 소비액은 2005년에 20,870원으로 정점에 달한 후 지속적으로 감소해 2019년에는 11,616원으로 2005년 대비 44.4%가 감소했으며, IMF 외환위기가 있었던 1997년의 12,611원 보다 적어 22년 이상 퇴보했다. 반면에 우리나라 1인당 국민소득은 1997년에 11,176달러에서 2019년에는 32,047달러로 286.7%가 증가했다.

 

수치로 보는 우리나라 화훼 산업은 여러 항목에서 지수가 20-30년 전으로 퇴보해 참혹한 결과를 보이고 있지만 정책과 대안은 없으며, 이에 대한 논의도 없이 지나가고 있다. 화훼산업이 이렇게까지 침체된 이유가 세계적인 현상인가 싶어 외국의 화훼산업 통계를 조사해 보아도 우리나라처럼 참혹하게 추락하는 나라는 찾아보기 힘들었다.

 

우리나라와 가까운 일본의 화훼산업은 2017년 기준으로 58,000호의 농가에서 약 3,687엑엔(한화로 4조 1110억원)의 화훼를 생산하였고, 소비액은 1.1조억엔(한화로 12조 2650억원)이었다(일본 농림수산성). 화훼 생산액 4조, 소비액이 12조 이상이 되기까지는 우리나라처럼 위기도 있었다. 일본에서 화훼 생산 농가호수가 정점에 달한 것은 1995년이며, 생산액은 1998년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후 감소 추세를 보이자 일본 농림수산성과 업계에서는 다양한 대책을 마련해서 시행했다. 그 결과 화훼 생산자와 생산액의 감소는 4-5년 만에 멈추고 반전의 계기를 마련한데 비해 우리나라는 15년째 감소하고 있는데도 이렇다 할 대책이 없다.

 

타이완은 2000년대 말까지 화훼 생산이 지속적으로 증가하다가 2010년대 초에 잠깐 정체기를 맞이했다. 타이완 정부는 이를 극복하기 화훼 소비 촉진책을 펴고, 생산에 적극적으로 투자했다. 화훼관련 공사설립, 지자체의 참여, 공항 근처에 수출목적으로 한 화훼 단지 조성, 20년 전부터 투자를 해온 호접란의 연구와 생산에 박차를 가해 성공을 거두고 있다. 타이완 농업위원회의 농산물 무역 통계에 의하면 2018년 기준 화훼 수출액은 2억 9,210만 달러이다. 이중에서 난 한 품목의 수출액은 1억 9,192만 달러로 같은 기간 우리나라 화훼 전체 추출액인 18,685천 달러의 1000%가 넘는다.

 

​일본과 타이완의 화훼 생산과 소비 사례를 보면 우리나라의 화훼산업의 추락은 세계적인 현상이 아니라 우리나라만의 문제인데도 이에 대한 대책이 없는 것이다. 변화하는 화훼산업에 순발력 있게 대응하려면 생산, 유통, 소비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측면에서 통계자료가 생성되고, 그것을 바탕으로 정책을 세워야 한다. 정책은 다시 통계에 의해 검증하고 발전시켜야 하지만 통계자료는 수십년채 형식적이고 관행적으로 행해오고 있다. 그것도 ‘편집자의 동의 없이 본 자료의 인용을 금하며 동의 없이 인용할 경우 불이익을 당할 수 있습니다’라는 꼬리표를 달아 두고, 협박질을 하고 있다. 참으로 어처구니가 없다.

 

화훼 관련 정책부서와 기관에서는 눈이 있고 귀가 있다면 해외에서는 얼마나 다양한 측면에서 통계자료를 작성해 관계자들에게 제공하고 있는가를 알아보았으면 한다. 우리나라처럼 제대로 된 대책 없이 추락하는 화훼산업을 멍하니 바라만 보고 있는 나라와 기관이 어디에 있는지도 찾아보길 바란다. 화훼 관련 학계와 업계 또한 화훼산업이 추락을 멈추고, 다시 비상할 수 있도록 방관자나 수혜자가 아니라 주체로서 발전적인 역할에 최선을 다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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