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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오하이오주 밴 버트의 모란 축제와 강진군 - 농업 칼럼니스트 농학박사 허북구
  • 기사등록 2020-09-18 08:2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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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인터넷신문]미국 중북부 오하이오주 서부에는 밴 버트(Van Wert)라는 작은 도시가 있다. 인구는 1만 명이 조금 넘는 시골로 리더크란츠 치즈(Liederkranz cheese)라는 향기 나는 치즈를 유일하게 생산하는 곳이다. 지금은 섬유, 기계, 목제품 등 제조업도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밴 버트(Van Wert)는 미국독립전쟁의 영웅인 밴 버트(Isaac Van Wart)의 이름에서 유래되었다. 이곳은 이 지역의 조상이 도착한지 약 200년 정도 되었다. 200여년의 역사 속에 유일하게 40회 이상 축제를 개최해 오고 있는 것이 있는데, 그것은 모란 축제이다.

 

동양 원산의 모란꽃이 밴 버트의 대표 축제가 된 것은 1900년대 초에 이 지역 정원사들이 모란을 재배한데서부터 시작되었다. 특히 이 지역 사업가인 찰스 바센베르크(Charles Wassenberg)는 모란에 관심이 많아 집 뒤뜰에서 모란을 재배했다. 곧 그의 정원은 모란으로 가득 차게 되었고, 1ha 가까이 늘어났다. 찰스 바센베르크는 이 모란을 미국 전역과 해외까지 판매하면서 모란 농장을 12ha까지 늘렸으며, 밴 버트는 모란의 도시로 유명해졌다.

 

1954년에 사망한 찰스 바센바르크는 모란 농사 수입금으로 바센바르크 아트센터(Wassenberg Art Center)를 설립해서 기증했다. 이 아트센터는 뉴욕 및 기타 대도시의 고급 갤러리 못지않게 유명하고, 매년 8개 정도의 무료 전시회를 하고 있으며, 모란축제 때도 적극 활용되고 있다.

 

모란으로 유명해진 밴 버트에서는 1930년대에 6월 첫 번째 일요일을 모란 일요일로 여겼고, 1932년에 처음으로 모란 축제를 개최했다. 이 축제는 2차 세계 대전 때 중단되었다가 다시 개최되었으나 1960년대에 중반에 중단되었다. 당시에 모란축제에는 10만 명의 군중이 참석했고, 토요일에는 2번의 퍼레이드가 열렸다.

 

밴 버트 사람들은 1992년에 중단되었던 모란 축제를 재건하기로 하고, 이후 지금까지 축제를 개최해오고 있다. 축제에서는 과거의 전통을 살려 모란 여왕을 선발한다. 주로 지역 고등학생을 대상으로 지역사회 참여, 봉사활동 등을 비중 있게 평가해서 모란 여왕으로 선발한 후 장학금을 지급한다. 모란 여왕을 선발 하는 것 외에 지역사람들이 참여해서 즐길 수 있도록 퍼레이드를 하며, 어린이를 위한 낚시 경기, 무료 엔터테인먼트, 예술 및 벤더 쇼, 자동차 쇼, 문신 콘테스트, 무료 콘서트 등 다양한 행사를 3일 정도 진행한다.

 

모란 축제에는 각종 음식 부스를 마련해서 시식 및 판매를 한다. 60-70명의 공방업체서 공예품을 전시하고 체험을 실시한다.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지역사람들이 참여해서 과거를 되돌아보고 미래를 위해 합심하는 계기로 삼은 이 축제는 모란이 아름다움 정원 몇 군데를 선정해서 관람하는 것으로 끝을 맺는다.

 

해마다 모란 축제를 개최하고 있는 밴 버트에서 모란은 1930년대처럼 도시 전체에 식재되어 있지 않은 상태이다. 과거처럼 수입이 많은 작물도 아니지만 가장 오래 지속되어 온 전통을 계승하는 것에 의해 정체성을 함양하며, 도시를 홍보하고, 다른 상품의 판매에 활용되고 있다.

 

밴 버트에서 모란은 한사람이 취미로 시작한 것이 지역의 수입원이 되었고, 지역의 전통을 계승하는 콘텐츠와 축제로 발전해서 지역 발전에 기여하고 있다. 그 시작은 미약했지만 끝은 창대한 성과를 거둔 본보기가 되었다. 이에 비해 '모란이 피기까지는'라는 시의 배경지인 강진군은 농업과 문화관광 산업으로 발전시킬 수 있는 모란에 대한 스토리가 많은 지역이지만 아직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

 

강진군은 지금이라도 모란에 관한 스토리를 모란 묘목의 생산, 화분재배, 절화 생산, 관광에 활용하는 것과 함께 모란의 기능성을 이용한 차, 식품, 화장품 등을 개발하고, 이것을 문학 및 그림 등 문화산업과 연계해서 지역발전의 동력으로 활용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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