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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기녹차 앞세워 차 수요확대 매진하는 일본 차산지 - 농업 칼럼니스트 농학박사 허북구
  • 기사등록 2020-08-11 09:29:55
  • 수정 2020-08-11 17:3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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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인터넷신문]꽃향기가 나는 녹차가 있다. 향기녹차로 불리는 이 차는 일본 시즈오카 현(靜岡縣)에서 개발한 녹차(찐차)이다. 외형은 일반적인 일본 녹차로 녹색기를 띤다. 녹차에 꽃을 섞은 것도, 향료를 첨가한 것도 아닌데, 차에서 꽃 향이 나는 것이 특징이다.

 

일본 최대 차산지인 시즈오카 현에서는 침제 된 차수요 확대를 위해 향기녹차를 비장의 카드로 꺼내 들었다. 일본의 차 시장은 장기적인 침체에 빠져 있다. 올해는 코로나 19 유행과 차의 수확 및 출하기가 겹치면서 차산지는 큰 타격을 받았다. 시즈오카 시에 있는 모바타공동제다조합(茂畑共同製茶組合)은 1962년에 조합설립 이후 처음으로 두물차의 생산을 중단했다. 차 도매상에서 차의 판매는 예년에 비해 절반 이하로 떨어졌다(日本農業新聞. 2020.8.7).

 

차 수요가 감소하자 시즈오카 현에서는 산지의 생산 기반을 유지하기 위해 실수요자와의 매칭, 이업종과 공동 마케팅 등 여러 가지 노력을 하고 있다. 그 중 대표적인 것이 향기녹차와 홍차를 활용한 새로운 차 인구의 유입에 의한 수요확대와 활로 모색이다. 특히 새로운 유형의 차인 향기녹차에 대해서는 많은 기대감을 갖고 활로 모색의 카드로 활용하고 있다.

 

향기녹차는 시즈오카 현 농림기술연구소 다업연구센터(静岡県農林技術研究所 茶業研究センター)에서 10년 전부터 연구해서 개발한 차이다. 2017년경에는 전용 제다기계 개발에 성공해 시즈오카 현 다업연구센터와 가쓰마다개척차농협(勝間田開拓茶農協)에 1대씩을 설치했다.

 

향기녹차 제조법은 기존의 일본식 녹차(찐차) 제조 과정 중에 위조 과정이 첨가된 것이다. 찻잎에 상처가 나지 않고, 발효도 되지 않도록 위조하고, 열처리하여 잎 속의 향을 활성화시켜 꽃과 같은 향기가 나도록 만든 차이다.

 

향기녹차처럼 위조 과정을 거치는 차에는 홍차와 우롱차(烏龍茶)가 있다. 홍차는 위조 후 발효에 의해 효소 반응을 일으켜 향기를 이끌어낸다. 이 과정을 거친 차의 수색은 붉은색이나 노란색이다. 우롱차는 수확한 찻잎을 햇볕에 쪼여 위조시켜서 잎 성분의 일부를 산화시키고 발효시켜 차의 향기가 생기게 한 후, 이를 볶은 반 발효차로 향기녹차와는 다르다.

 

시즈오카 현 다업연구센터에 의하면 소비자들은 향기녹차의 향에 대해 ‘달콤한 향’, ‘꽃과 같은 향’이라는 반응을 보였다고 했다. 이중 ‘달콤한 향’은 우유 향, 바닐라 향과 관계가 있으며, 쿠마린, Z-자스몬 성분과 관련이 있고, ‘꽃 같은 향’은 인돌, 재스민락톤, 자스몬산 메틸과 관계가 깊은 것으로 밝혀졌다고 했다.

 

다업연구센터에서는 도쿄도(東京都) 거주의 20대 부터 40대 여성(차음용 빈도 주 2일 이하) 108명을 대상으로 향기녹차에 대한 반응을 조사한 결과 90%가 좋다고 했고, 80% 이상이 녹차와 다르다고 했으며, 구입하고 싶다는 비율도 높게 나타났다고 했다. 또 향기가 어떤 향기와 비슷한가라는 질문에 꽃(46.3%), 재스민(38.9%), 달콤함(16.7%)이 높게 나타났으며, 어떨 때 마시고 싶은가라는 질문에 휴식(82.4%), 기분전환(61.1%), 치유(53.7%), 간식(48.1%), 손님접대(41.7%) 항목이 높게 나타났다고 했다.

 

다업연구센터의 이러한 연구 결과는 향기에 관심이 많고 녹차를 많이 마시지 않은 20대에서 40대 여성에게도 향기녹차의 수요 창출이 가능함을 확인한 것이었다. 이에 가쓰마다 개척차농협(勝間田開拓茶農協)에서는 지난해 처음으로 향기녹차를 800kg 생산한데 이어 올해는 850kg을 생산해서 소비확대를 위한 마케팅에 적극 활용 계획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일본 시즈오카 현은 향기녹차의 사례에서처럼 다업연구센터를 통해 차의 품종육성, 재배관리, 가공 등 생산성 향상과 소비확대 차원에서 끊임없이 연구 개발을 지원하고 있다. 그 성과는 시즈오카 현 뿐만 아니라 일본의 차산업 발전에도 크기 기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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