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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팜, 허깨비가 될까 우려스럽다 - 농업 칼럼니스트 농학박사 허북구
  • 기사등록 2020-07-29 08:4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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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팜 바람이 불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스마트팜 육성을 위해 올해 2477억원의 예산을 편성했다.

 

2022년까지 전국 4개 지역에 ‘스마트팜 혁신밸리'를 구축할 계획도 갖고 있다. 스마트팜 시장이 커짐에 따라 관련 기업의 창업도 증가하고 있다. 스마트팜에 대한 수요와 관심도가 높고, 정책에 대한 추진 의지도 강해 외형상 급변하는 농업환경에 잘 대처하고 있는 듯이 보인다.

 

하지만 스마트팜을 깊숙이 들여다보면 허깨비가 될까 우려스럽다. 정부에서는 2014년부터 농가 단위로 스마트팜 보급을 추진해 왔다고 하지만 하드웨어 측면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스마트팜 혁신밸리’도 크게 다르지 않다. 제대로 된 스파트팜을 구축하고 운영하려면 인력양성, 빅테이터, 인공지능(AI), 정보통신기술(ICT)이라는 소프트웨어가 기반이 되고, 이것이 하드웨어와 조합을 이뤄야한다.

 

스마트팜 구현에 필수적인 소프트웨어는 그만큼 중요함에도 우리나라는 그동안 이 부분에 대한 연구조직을 갖추지 못했다. 투자와 기반구축, 개발 실적 또한 거의 없다. 지금도 소프트웨어는 제쳐 두고 스마트팜이라는 이름을 붙인 허깨비 같은 시설의 면적만 확대하겠다는 것이 정책이다. 그 정책에 따라 소프트웨어 수입업자와 시설구축업체는 고기가 물 만난 듯하다. 정부는 외형적 실적에 매달리면서 늘어난 면적의 자화자찬에만 치중하고 있다.

 

우리나라가 이렇게 시간을 허비해 온 사이에 스마트팜 전담 연구소와 조직을 만들어 대비해 온 나라들이 늘어나고 있다. 일본은 2018년에 국립 연구개발법인 농업・식품산업기술총합연구기구(農業・食品産業技術総合研究機構) 산하에 농업정보연구센터(農業情報研究センター)를 만들었다. 조직은 농업정보연구추진실 1실과 다량변이 분석팀, 확률 모델팀, 화상 인식팀, 제어팀이라는 4개 팀으로 구성돼 있다. 이곳에서는 빅데이터 기반 플랫폼 구축, AI 개발 등 실적을 속속 내고 있다.

 

타이완에서는 2008년에 농협협의회와 국립중싱대학교(中興大學校)가 스마트농업연구개발센터(智慧農業研發中心, Smart Agriculture R & D Center)를 공동으로 설립했다. 이곳에서는 빅 데이터의 데이터베이스 및 분석 플랫폼을 구축 해왔다. 이것을 바탕으로 농업과 식품산업에서 빅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게 하고 있다. 고효율, 저 위험 및 안전한 생산 환경 조성을 위한 제어시스템과 기계, 장비의 개발, 스마트팜 인력양성도 해오고 있다.

 

독일에서는 독일인공지능연구소(German Research Center for Artificial Intelligence, 이하 DFKI)가 스마트팜 소프트웨어 개발에 앞장서고 있다. DFKI는 인공지능을 활용한 혁신 상용 소프트웨어 기술 개발과 연구에 특화된 공공-민간 합작연구소이다. 1988년에 설린된 이 연구소는 패턴인식, 지식경영, 지능형 시각화, 시뮬레이션, 멀티 에이전트 시스템, 언어기술, 비즈니스 인포메틱스와 로보틱스 등 관련된 모든 분야에 걸쳐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DFKI에서는 2016년에 스마트팜 기술 센터(Competence Center Smart Agriculture Technologies, CC-SaAT)를 개설했다. CC SaAT는 DFKI에서 개발 된 다양한 기술을 농업에 접목하고 있다. 농업, 축산, 원예, 임업, 수산에 이르기까지 혁신적인 AI 기술을 개발, 적용하고, 연구 결과의 기술 이전, 혁신적인 조언, 과학적 지원, 시장 조사 및 타당성 조사 등을 하면서 스마트팜을 지원하고 있다. DFKI 연구소가 있는 니더작센주(Lower Saxony)는 평지이지만 CC SaAT로 인해 아그로테크 밸리(Agrotech Valley)라는 별칭이 생겨났다.

 

덴마크에 사무국이 있는 ICT-AGRI 또한 2009년에 유럽연합이 설립해 유럽농업의 ICT 및 로봇 공학에 관한 일반적인 연구 의제를 개발, 정밀농업에 관한 연구 및 교육 등을 하고 있다.

 

해외에서는 이처럼 스마트팜 전담 연구소 및 추진 부서를 두고 소프트웨어에 투자해서 기초를 다지고 그 다음 하드웨어에 투자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전담부서 및 한국의 실정에 맞은 연구와 기술의 개발 없이 시설의 규모화와 실적에만 치중하고 있다. 외형은 크나 사상누각으로 허깨비가 될까 우려스럽다. 이제라도 농촌진흥청 산하에 스마트팜을 위한 빅 테이터, AI 및 ICT의 개발과 융합을 책임지고 추진해 나갈 수 있는 조직을 만들었으면 한다.[전남인터넷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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