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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팜을 제대로 구현하려면 전담 조직부터 갖춰야 - 농업 칼럼니스트 농학박사 허북구
  • 기사등록 2020-07-27 08:3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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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팜에 대한 시장규모와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과학기술일자리진흥원에서는 국내 스마트팜 시장규모가 2017년 4.4조원, 2022년에는 약 6조원 규모의 시장으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2022년까지 스마트팜 연관 산업 일자리 4천 300개를 만들고 스마트팜 청년 전문인력을 600명 이상 양성한다고 밝혔다. 중소벤처기업부 박영선 장관도 지난 15일 평택에 있는 스마트팜 공장 방문 자리에서 “빅데이터, 인공지능(AI), 정보통신기술(ICT)이 결합하여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 유력한 산업이 농업이라 생각한다”라고 했다.

 

각계각층에서 유망 산업이라며 외치고 있는 스마트팜은 빅데이터, 인공지능, 정보통신이 결합된 기술을 농작물의 생산, 가공, 유통 단계에서 활용할 수 있도록 지능화된 농업시스템이다. 스마트팜이 제대로 작동되고 구현되려면 빅데이터, 인공지능, 정보통신이라는 3박자가 잘 맞아야 한다는 이야기이다.

 

스마트팜을 구성하는 세 가지 분야 중에서 빅데이터와 인공지능은 농업의 공공적인 측면에서 특히 중요하다. 이윤을 추구하는 기업에서는 상업성이 높은 특정 품목에 대해 자체적으로 스마트팜 실현이 가능하다. 하지만 규모화가 어렵거나 생산성이 낮은 작물은 기업에서도 외면하게 되므로 스마트팜 구현이 어렵게 된다. 이러한 것들은 국가에서 공공적인 측면에서 빅데이터 작업을 하고, 인공 지능과 연계해서 농업의 효율성을 높여야 한다. 농민들이 병든 작물의 잎 사진을 농업기술센터나 관련기관에 전송하면 인공지능 병해인식기에 의해 병명, 원인, 방제법을 알 수 있게 하는 시대도 맛보게 해야 된다.

 

일본에서는 스마트팜 시대에 대응하기 위해 2018년에 국립 연구개발법인 농업・식품산업기술총합연구기구(農業・食品産業技術総合研究機構, 이하 농연기구) 산하에 농업정보연구센터(農業情報研究センター)를 만들었다. 농업정보연구센터는 스마트팜, 농업용 로봇, 시설원예, 농기계 등에 대해 담당하고 있는 농업기술혁신공학연구센터(農業技術革新工学研究センター)의 업무와 중복되는 것 같지만 차이가 있다.

 

일본 농업정보연구센터는 농업기술혁신공학연구센터가 농업의 기계화 촉진, 혁신적인 기계화 기술에 대해 연구 및 보급하고 있는 것과는 달리 빅데이터, AI와 농업의 융합에 비중을 두고 있다. 농업정보연구센터의 조직 또한 농업정보연구추진실(2명, 각 지역 농업센터와 연계), 다량변이 분석팀(18명), 확률 모델팀(17명), 화상 인식팀(12명), 제어팀(5명)으로 빅데이터와 AI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일본 농업정보연구센터는 그동안 농업 연계 통합 DB 기반(플랫폼)인 화그리(Wagri)를 개발하고, 민간 기업에서 화그리를 통해 정보를 이용할 수 있게 하는 등 여러 가지 성과를 내고 있다. 지난 1월에는 이미지의 특징을 시각화 할 수 있는 AI를 개발했다. 이 AI를 이용해서 작물의 병든 잎을 진단에 적용한 결과 감자는 95% 이상, 파프리카와 토마토는 90% 이상의 정확도를 나타내는 성과를 얻었다. 지난 5월 1일부터는 그동안 구축해왔던 AI 연구용 슈퍼컴퓨터 및 대규모 통합 데이터베이스를 가동하기 시작했다. 슈퍼컴퓨터에는 일본 농연기구 산하의 각 센터에서 연구된 병해충, 기상, 유전자 정보를 중앙집중식으로 통합하고, AI에 의해 분석이 용이하도록 했다.

 

우리나라에는 농촌진흥청 산하에 국립농업과학원, 국립식량과학원, 농촌인적자원개발센터, 국립원예특작과학원, 국립축산과학원이 있는데, 어느 곳에도 일본 농업정보연구센터와 같은 조직이 없다. 국립농업과학원에 농업공학부가 있지만 이것도 일본 농연기구의 농업기술혁신공학연구센터 및 농촌공학연구부문(農村工学研究部門)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스마트팜 관련 조직도, 한국형 농업 AI용의 기반도 제대도 갖춰 놓지 못했다는 점에서 이것저것에 스마트팜을 갖다 붙이고 외치면서 스마트팜을 한다거나 해야 한다고 설치는 꼴인 셈이다. 구호가 아니라 진정 한국형 스마트팜 기술로 우리 농업의 미래를 더욱더 발전시키려면 연구하고 추진할 수 있는 전담 조직부터 제대로 갖춰야 한다.[전남인터넷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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