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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곤충산업, ‘누에 키트 + 뽕나무’를 파는 방식 적용해야 - 농업 칼럼니스트 농학박사 허북구
  • 기사등록 2020-07-25 10:2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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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저명한 미래 학자였던 엘빈 토플러는 그의 저서 ‘미래의 충격’에서 체험은 신종 산업으로 급부상할 것이라고 하였다. 이를 증명하듯 체험산업은 교육, 상품의 판매촉진, 기업과 농가의 이미지 개선 등 소비자 접근성 향상 측면에서 적극적으로 활용되고 있다.

 

체험 종류는 끝없이 확장되고 있는 가운데 곤충 체험이 부각되고 있다. 곤충 체험은 학습, 정서 인지 발달 등 장점이 많다. 그 중에서도 애정을 갖고 키우는 것은 생명의 신비함과 소중함을 느끼게 해 준다. 그러한 연유로 체험용 곤충 키우기 세트 상품이 많이 개발되어 유통되고 있다.

 

학교나 유치원에서도 곤충 사육 체험 키트를 학생들에게 나눠주고 키우게 하는 사례도 있다. 학교에서 나눠 주는 곤충 체험 키트 중 단골 목록에 있는 것 중의 하나를 뽑자면 누에 애벌레 키트이다. 누에 애벌레 키트에는 뽕잎과 애벌레가 들어 있다. 애벌레가 뽕잎을 먹으며 크는 모습은 동물이 성장하면서 짧은 기간 동안 크게 형태를 바꾸는 변태, 양잠(養蠶) 및 비단을 이해하는 데 좋은 교구가 된다.

 

누에가 제대로 성장하고, 변태를 하여 고치까지 만들면 교육과 성취감 측면에서 더할 나위가 없다. 하지만 쉽지가 않다. 누에 애벌레 키트와 함께 제공되는 뽕나무 잎은 이내 시들고, 오래 가지 못한다. 잔뜩 기대했던 애벌레는 크지 목하고 죽게 되며, 빈 플라스틱 사육 상자만 뒹굴게 된다. 정도에 차이는 있지만 이러한 것들은 곤충산업의 발전에 장애가 요인이 된다.

 

만약에 체험 관광 농가에서 누에 애벌레 키트와 애벌레 먹이용으로 가꾼 뽕나무 화분을 함께 판매하면 어떨까? 가족이 농가를 방문해서 체험을 하고 돌아갈 때 누에 애벌레 키트와 화분에 심겨진 뽕나무 화분을 사가게 되면 애벌레 키트만 판매하는 것에 비해 농가의 매출은 많게 된다. 상품의 종류가 많기 때문에 다른 농가와 차별화가 된다. 누에 키트의 제조는 장소 제한성이 적지만 뽕나무를 재배 관리하려면 농장이 필요하므로 농가가 유리하다.

 

오디 생산에 사용되는 뽕나무는 과수이지만 화분에 심어진 뽕나무는 관상용이자 누에 애벌레 먹이라는 새로운 용도가 만들어진다. 뽕나무는 꺾꽂이로도 쉽게 번식되며, 성장 속도가 빨라 화분 재배에 대한 비용은 적게 들지만 과수 묘목 등으로 판매하는 것 보다 비싸게 팔 수 있다. 소비자들은 다른 화훼 식물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렴해서 부담이 없게 된다.

 

뽕나무는 잘 살며, 잎은 차용, 비빔밥 재료용, 삽겹살 쌈용 등으로 사용할 수 있고, 오디도 결실하므로 수확의 즐거움과 학생들의 자연 교육 교재가 된다. 게다가 누에 애벌레를 키우면서 계속해서 신선한 잎을 제공할 수 있기 때문에 잎이 부족해서 애벌레가 죽을 염려는 없게 된다.

 

뽕나무 화분은 이렇게 유용하게 된다. 생명력이 강한 뽕나무는 잎이 넓고, 오디가 열리기 때문에 그 자체만으로도 화분용으로 개발하여 보급하면 교육용, 가정용 등으로 이용가치가 높으나 관련 된 상품은 개발되어 있지 않은 실정이다. 그 배경은 임팩트 있는 판매구실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누에 애벌레 키트와 함께 판매하면 쉽게 판매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누에 애벌레 키트는 뽕나무 잎의 부족으로 애벌레 죽인 경험이 있거나 키우는 것을 주저하는 사람들에게 판매하기란 쉽지 않다. 그런데 뽕나무 화분과 함께 누에를 키우는 방법, 뽕나무를 키우고 이용하는 방법도 함께 판매하면 뽕나무 부족에 대한 염려가 없게 되면서 누에 애벌레 키트 구매를 촉진할 수가 있다.

 

곤충산업은 현재 시장 진입단계이기 때문에 그 자체만으로는 순조로운 발전을 기대하기가 쉽지 않다. ‘누에 애벌레 키트 + 뽕나무’ 외에 ‘지네 + 보신용 닭 = 지네닭(蜈蚣鷄)’, ‘누에 애벌레 + 술 = 누에술’, ‘굼벵이 추출물 + 젤리 조성물 = 건강 보조용 젤리’ 처럼 곤충에 부가가치를 더하거나 제형을 바꿔 상품의 다양화, 새로운 시장 개척, 구매력 촉진, 기호도와 가치 향상, 소득과 시장의 규모화를 꾀할 필요가 있다. 그러한 노력이 뒤따른다면 전남의 곤충산업은 그 자체뿐만 아니라 관련 농업과 산업의 성장에도 크게 기여할 것이다.[전남인터넷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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