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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곤충산업, 구상적으로 접근해야 성공한다. - 농업 칼럼니스트 농학박사 허북구
  • 기사등록 2020-07-21 08: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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곤충산업은 미래 성장 동력산업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전남에서도 곤충산업을 미래 성장 동력산업으로 키우기 위해 노력해 온지 10여년이 훌쩍 넘었다. 그동안 조례제정, 인력양성, 업체 지원 등을 해오고 있지만 지지부진한 상태이다.

 

곤충산업이 기대감에 못 미치는 이유는 무엇일까? 전남뿐만 아니라 각지에서 곤충산업이 터덕거리는 것은 수요와 공급의 불균형 문제이다. 수요가 공급을 촉진하면 빠르게 성장할 수 있는데, 현재의 상황은 공급에 대한 인력의 유입은 빠른데 비해 수요가 진척되지 못한 상태이다.

 

그 배경은 곤충산업이 미래 성장 동력산업이라는 추상적인 명제하에 인력양성, 연구와 생산 인프라 구축, 생산 지원에 초점이 맞춰져 있기 때문이다. 여론도 곤충을 생산만 하면 팔리고, 돈이 되는 것처럼 호도하고 있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게다가 특정 품목의 소비가 조금 있다 하면 시장크기는 작은데, 뛰어 드는 사람은 많아 생산성이 맞지 않게 된다.

 

그러면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야 할까? 곤충산업의 범위와 시장을 크게 잡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지난해에 14종의 곤충을 가축으로 지정했다. 가축에 해당되는 곤충은 △ 식용의 갈색거저리, 수풍뎅이, 흰점박이꽃무지, 누에유충과 번데기, △약용의 왕지네, △ 학습 애완용의 애반딧불이, 늦반딧불이, 넓적사슴벌레, 톱사슴벌레, 여치, 왕귀뚜라미, 방울벌레, △ 화분 매개용의 호박벌, 머리뿔가위벌이다. 가축화 지정은 장점도 많지만 이로 인해 자칫 축산에 해당되지 않는 곤충의 소비 확장과 성장에 장애가 될 우려도 안게 되었다. 특히 가축으로 지정된 곤충 종류가 갖는 시장 규모는 너무나 작다는 문제점이 있다.

 

시장규모가 작으면 지원규모나 육성책의 우선순위에서 밀리게 된다. 교육시장(교재, 교구, 강사), 사육 관련 자재와 시설, 곤충용 사료, 유통(주간유통, 판매) 등의 종사자가 적고, 산업화도 쉽지 않게 된다. 이것을 극복하려면 기존에 일정규모의 시장이 형성되어 있는 누에 번데기, 굼벵이, 말벌 애벌레, 동충하초 등과 곤충색소를 이용한 염색, 식품제조, 곤충 추출물 술, 번데기 식품, 곤충 가공품 수입과 수출, 가공업, 이용업 등을 포함시켜야 한다. 그러면 곤충산업의 규모가 커지고 종사자가 많게 된다. 이것을 체계적으로 검토해보면 확장 가능한 부분을 쉽게 찾을 수가 있게 된다.

 

누에 번데기를 예로 들면 통조림과 유통, 조리업체를 곤충산업에 포함시키면 식품업체, 판매업체까지 곤충산업이 확대된다. 말벌집이나 애벌레, 누에 애벌레를 술에 담가서 먹는 문화도 재산이 된다. 이것을 모티브로 유용 곤충을 이용한 건강주를 생산하면 주류 시장 및 지역 특산 술에까지 확대할 수 있으며, 이를 활용해 곤충 산업 규모화를 꾀할 수가 있다. 이 외에 곤충 유래의 화장품, 음료시장, 건강 보조 식품과 다이어트 식품, 곤충유래의 과자 제조와 유통 등으로 확장하면 시장 규모는 더욱더 커진다.

 

곤충산업은 이렇게 관련 분야를 카테고리에 포함시키는 것만으로도 시장 규모가 커지고, 종사자도 많게 된다. 이것을 조직화하고, 교류를 확대하면 제3의 상품과 시장이 만들어 진다. 교육시장은 커지고 교재, 교구, 콘텐츠가 늘어난다. 교육에서 전통적인 이용문화, 시장의 다양한 사례, 현실적인 사업화 모델과 생산성 예측에 비중을 두고, 관련 업체의 노하우를 곤충에 적용시키는 등 소비라는 측면에서 구체적으로 시장에 대응하는 방법을 다루게 되면 새롭고 창의적인 시장이 개척된다. 이것에 의해 상품화와 소비가 가속도를 내고 생산을 촉진시킬 수가 있게 된다.

 

곤충산업은 아직까지 겉과 속이 많이 다르다. 겉만 보고 곤충은 농가의 새로운 소득원으로 유망하니까 키워봐라 하면서 행하는 추상적인 지원책은 성공할 수 없다. 곤충산업이 터덕거리고 있는 문제점을 파악하고, 그것을 극복할 수 있는 구체적인 대책과 로드맵이라는 설계도를 만들어야 한다. 그 안에는 곤충산업 측면에서 전남만이 갖는 고유의 문화성, 지역적 특수성 및 인프라가 장점이 될 수 있도록 포함되어야 한다. 그리고 그 설계도에 의해 기초를 만들고 벽돌을 쌓는 마음으로 전남의 곤충산업을 만들고,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전남인터넷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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