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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의 전기차, 농촌의 태양광 패널 그리고 고향사랑 기부제 - 농업 칼럼니스트 농학박사 허북구
  • 기사등록 2020-07-13 07:5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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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서는 2050년이 되면 휘발유와 경유차가 완전히 사라질 전망이다. 지난 8일 발표된 ‘서울판 그린 뉴딜’에 의하면 시내버스는 2021년 교체 차량부터 전기차와 수소차가 의무 도입된다. 2035년부터는 전기 및 수소차만 등록할 수 있도록 하고, 2050년엔 기존 구매했던 중고 엔진차들의 통행도 못하게 한다는 것이다.

 

서울시에서 전기차와 수소차를 의무도입하려는 이유는 환경문제 때문이다. 전기차와 수소차는 화석연료를 사용하지 않으므로 자동차 자체로만 놓고 보면 이산화탄소(CO2)나 질소산화물(NOx)을 배출하지 않아 친환경적이다.

 

그런데, 전기차와 수소차는 차량 자체에서 전기와 수소를 생산해서 에너지로 이용하는 것은 아니다. 어딘가에서 원료와 에너지를 사용해서 전기 및 수소를 생산해야 한다. 자동차가 아닌 다른 장소에서 석탄, 천연가스, LPG, 원자력 등 다양한 원료나 방법으로 전기 및 수소를 생산하면서 오염물질을 발생시킨다. 게다가 생산된 에너지를 도시로 이동시키면서 에너지가 소비된다.

 

국가차원에서 환경오염의 총량을 계산하면 전기 및 수소의 생산 방법에 차이는 있어도 전기차와 수소차의 도입 그 자체만으로는 환경오염을 줄일 수 없다는 얘기다. 또 하나는 대도시에서 전기와 수소차의 이용이 증가할수록 그 에너지를 생산하는 장소에서는 환경오염의 부하가 커지고, 피해를 감내해야 한다는 점이다.

 

그런 측면에서 전남은 대도시에서 전기차와 수소차의 이용이 증가할수록 도시를 대신해서 환경오염을 고스란히 떠안게 된다. 영광에 있는 한빛원자력발전소, 여천국가산업단지 외에 날이 갈수록 시골 곳곳에 파고들며 증가하고 있는 태양광 패널, 풍력발전소도 환경을 오염시키고 생태계를 파괴하고 있다.

 

전남의 시골 곳곳에 설치되는 태양광 및 풍력발전소는 많은 비용이 소요되므로 시골에서는 이 사업에 참여도 쉽지가 않다. 고용창출도 없기 때문에 농어촌의 소득 창출에는 기여를 하지 못하고 있다. 풍광과 주거환경 측면에서도 악영향을 끼치고 있다. 아름다운 시골풍경은 점차 태양광 패널로 오염되고 있으며, 풍력발전기는 시도 때도 없이 소음을 내고 있다.

 

대도시의 지자체와 시민들의 전기 및 수소차의 도입에 의한 오염 환경 개선, 저렴한 연료비 이면에는 이처럼 시골사람들의 눈물이 있으므로 미안해하고, 감사해야 한다. 일본에서는 이처럼 미안하고 감사의 뜻을 표현하고자 하는 지역에 기부를 하면 세금을 면제해 주는 고향세라는 것이 있다.

 

고향세는 신세를 진 지역, 고향, 여행을 가서 좋아하게 된 지역, 언젠가 이주해 보고 싶은 지역 등에 기부를 할 수 있게 하는 제도이다. 기부처는 어떤 지자체든 가능하지만 일본 총무대신이 지정한 지자체에 기부하면 세금이 공제된다.

 

우리나라에서도 지난 7일 더불어민주당 김승남(전남 고흥·보성·장흥·강진) 국회의원이 지방재정의 확충과 농어촌 활성화를 위한 '고향사랑 기부제에 관한 법률안'을 대표 발의했다. 내용은 일본의 고향세와 다소 유사한데, 처음 발의된 것은 아니다. 20대 국회에서도 11개의 관련 법안이 논의되었지만 본회를 통과하지 못했다. 그 주요 이유는 세금 공제에 의한 세수 감소 때문이다.

 

세수는 국세도 있지만 ‘고향사랑 기부제’의 큰 틀은 도시민이 농어촌에 기부하는 형태이므로 도시지역 지자체의 세수도 감소된다고 할 수 있다. 이 때문에 ‘고향사랑 기부제’의 도입에 대해 도시의 지자체는 손해 본다는 생각을 가질 수 있다. 하지만 도시 지역은 전기 및 수소차의 도입에 의해 환경오염을 농어촌에 떠넘기고 있는 것처럼 농어촌에 미안해야 할 부분이 많다. 맑은 공기, 안전하고 신선한 먹을거리 공급 등 감사해야 할 부분도 많다. 미안하고 감사하는 마음과 상생 차원에서라도 '고향사랑 기부제에 관한 법률안'의 본회 통과에 방해하지 말았으면 한다.[전남인터넷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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