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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성군 필암서원과 합격 기원용 특산 떡 - 농업 칼럼니스트 농학박사 허북구
  • 기사등록 2020-07-12 08:2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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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서원이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 1주년을 맞이했다. 이를 기념하기 위해 각지에서는 한 달 동안 다채로운 행사가 펼쳐짐으로서 서원이 더욱더 주목받고 있다. 서원은 조선 중기 이후 학문연구와 선현제향을 위하여 사림에 의해 설립된 사설 교육기관이자 향촌 자치운영기구이다.

 

전국에 산재되어 있는 서원 중 경주 옥산서원, 논산 돈암서원, 대구 달성 도동서원, 안동 도산서원과 병산서원, 영주 소수서원, 장성 필암서원, 정읍 무성서원, 함양 남계서원이 2019년 7월에 ‘한국의 서원(Seowon, Korean Neo-Confucian Academies)’으로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되었다.

 

전남에서는 장성군 황룡면 소재의 필암서원이 유일하게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되는 영광을 안았다. 필암서원은 김인후(金麟厚, 1510-1560)의 도학을 추모하기 위해 1590년에 건립된 서원이다. 1597년 정유재란으로 소실되었다가 1624년 복원되었으며, 노비 족보인 노비의 명단과 계보도가 유일하게 현존해 있다. 건축물은 평지에 세워져 서원 건축의 대표적인 사례로 꼽히고 있다.

 

필암서원을 첫 방문한 것은 감나무 때문이었다. 수 백 년이 된 장소라는 점에서 토종감나무를 찾을 수 있겠다는 생각에서 처음 방문했으며, 그 결과는 좋았었다. 서원은 농업과 관련성이 낮지만 농작물인 토종감나무를 통해서 필암서원을 알게 된 경우였다. 마찬가지로 장성에서 농특산물 개발 시 필암서원은 농업과 관련성이 적어 외면하기 쉬운데, 생각을 바꾸면 귀중한 자원이 된다.

 

우리나라에서 세계 유산에 등재된 것은 손꼽을 정도라는 점에서 필암서원은 그 활용가치가 매우 높다. 인지도와 활용가치가 높은 필암서원을 농특산물에 활용하려면 키워드 중심의 교집합을 찾아야 한다. 필암서원의 주요 키워드는 세계 유산, 선비, 학문, 전통, 문화유산, 역사성이다. 이 중 선비와 학문은 ‘문불여장성(文不如長城)’이라는 문구와 중첩된다. 문불여장성은 흥선대원군이 호남을 평하는 가운데 호남팔불여를 말하면서 “학문으로는 장성만한 곳이 없다”라고 했다는데서 유래된 것이다.

 

키워드는 학문과 선비의 고장 장성을 나타내므로 농업과의 연관성은 낮지만 학문을 시험에 연계시켜 보면 키워드는 세분화가 되면서 파워플하게 되고, 농업과의 연계성이 만들어 진다. 시험은 수능시험, 공무원시험, 입사시험 등 많기도 하지만 생사가 달렸다 할 만큼 중요하다. 시험은 그 만큼 인생에서 비중이 크므로 당사자는 합격의 바람을 가지면서 건강관리에 신경 쓰며 노력한다. 주변에서는 의미 있는 장소 및 신에게 기도하고, 특정 음식에 기원의 의미를 부여해서 선물하기도 하는 등 다양한 형태로 합격을 기원한다. 시험에 합격했을 때도 축하의 의미를 담은 음식 선물과 합격의 기쁨을 나누는 음식이 사용된다. 이 때 사용된 대표 음식이 농특산물인 떡이다.

 

떡은 흔한 음식이지만 장성에서 필암서원, 문불여장성의 스토리를 결부시킨 합격 기원떡을 개발하면 장성만의 떡이 된다. 여기에다 루테인(lutein)이 가미된 떡이라면 시험 준비 시 눈의 건강 유지에 효과가 기대되는 떡이 된다. 다른 지역에서도 떡에 루테인을 첨가 할 수 있지만 장성보다는 명분이 약하다. 장성군은 옐로우시티 색채 마케팅을 펼치고 있는데, 카로티노이드의 잔토필류(xanthophyll 類) 중에서 가장 다량으로 존재하는 색소인 루테인은 황색 색소이다. 루테인은 수험생의 눈 건강뿐만 아니라 색채 측면에서도 장성과 밀접한 관련성이 있는 것이다.

 

장성 황룡강변에는 루테인이 다량 함유되어 있는 매리골드가 많이 식재되어 있다. 이것은 매리골드에서 루테인을 추출해서 활용할 수 있는 이점과 함께 등용문(登龍門) 스토리를 활용할 수 있는 배경이 된다. 등용문은 용문에 오른다는 뜻으로, 입신출세의 관문을 일컫는 말이다. 우수한 떡의 품질 개발과 함께 황룡강과 연계시킨 등용문 스토리를 잘 구성하고, 황룡떡, 등욤문떡처럼 네이밍해서 홍보하면 최고의 시험 합격 기원용 떡이 될 수 있음을 의미한다.

 

장성만의 떡 개발과 마케팅이 성공되기까지는 필암서원이 큰 힘이 될 수 있다. 그러한 힘에 의존해 떡의 개발이 성공하고, 판매가 늘어나면 떡은 전국 각지로 배달되면서 장성과 필암서원을 홍보하는 도구 역할을 훌륭하게 수행할 것이다. 그런 측면에서 한국 서원의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 1주년을 맞이해 필암서원의 이미지와 스토리가 반영된 옐로우시티 장성만의 떡 개발을 제안해 본다.[전남인터넷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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