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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안군, 순비기나무꽃 벌꿀에 관심을 가져 보자 - 농업 칼럼니스트 농학박사 허북구
  • 기사등록 2020-07-07 09:05:56
  • 수정 2020-07-07 11:0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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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드 허니(Mad honey) 병이라는 것이 있다. 꿀을 먹었을 때 현기증, 과도한 발한, 무력감, 시각장애, 혈압 저하, 의식소실, 심장의 이상, 구토 등이 나타나는 꿀 중독 증상이다. 주로 야생 벌꿀을 먹는 습관이 있는 터키의 흑해 연안, 네팔 고산 지대에서 많이 발생한다. 우리나라에서도 네팔 등지의 해외에서 구입한 야생 꿀을 먹고, 꿀 중독 사고가 발생한 사례가 있었다.

 

야생 꿀의 식용에 의한 중독 사고는 철쭉류의 꽃에 함유된 그레이아노톡신(Grayanotoxin)이 원인물질로 된 경우가 대부분이다. 투투나무가 자생하는 뉴질랜드 지역에서 늦은 여름에 생산한 벌꿀에 함유된 신경독소인 투틴과 각시투구꽃의 꿀에 함유된 알칼로이드도 꿀 중독 증상을 야기한다.

 

꿀 중독 증상은 독성 식물에서 채집한 꿀을 식용했을 때 나타나는 것이다. 이것은 약용 성분이 있는 식물에서 채집한 꿀은 약이 되고, 향기로운 식물에서 채집한 꿀은 꿀도 향기로울 수 있음을 의미한다. 실제로도 그렇기 때문에 목적하는 성분이 함유된 식물을 재배하면서 양봉에 의한 벌꿀을 채취하여 이용하는 사례도 있다.

 

수년 전, 국립대만공예연구발전센터의 초청으로 강의차 대만을 방문했을 유기농재배 농가의 식사 초대를 받은 적이 있었다. 그 때 요리 중에는 다육식물로 만든 꿀무침이 있었다. 다육식물은 무미했는데, 꿀이 버물려진 것은 향기롭고 맛있었다. 그 요리에 사용된 꿀은 농가가 허브를 밀원으로 직접 생산한 꿀이었다.

 

그 당시 전남 특산 녹색자원에 대해 조사를 하고 있었기 때문에 그 꿀을 맛보는 순간 신안 특산 순비기나무(Vitex rotundifolia)가 생각났다. 순비기나무는 향이 좋은 약용 식물이며, 밀원식물로도 사용되기 때문이었다. 귀국 후 밀원식물과 연계해서 구체적으로 조사했다. 그 결과 순비기나무는 한약재로 해열, 두통과 관련된 감기증상에 쓰이고 있으므로 7-9월 개화기에 서식지를 중심으로 감기 또는 열을 내리는 건강보조 약용벌꿀의 개발 가능성이 높다는 결론을 얻었다.

 

순비기나무꽃 꿀의 실용화 가능성은 높다고 생각했지만 직접적인 연관이 없어서 적극적으로 실용화 방안을 찾지 않은 채 많은 시간이 흘렀다. 그런데 최근 신안군에서는 ‘사계절 꽃피는 아름다운 섬 조성’이란 민선 7기 공약에 따라 꽃을 테마로 섬을 가꾸는 프로젝트가 진행되고 있다. 그 프로젝트에 빠져서는 안 되는 것이 순비기나무라고 생각된다.

 

그 이유는 많고도 많다. 지하경이 옆으로 뻗으면서 덩굴처럼 퍼져 만형(蔓荊)이라는 한약재 명을 갖고 있는 순비기나무는 해변의 침식을 보호하는 역할을 한다. 생태적으로 중요한 역할을 하는 순비기나무는 더운 여름철에 보라색꽃을 피우며, 피서객들에게 시원함을 제공한다.

 

순비기나무는 향도 좋다. 일본에서 ‘바닷가의 향(浜香)’이라는 이름을 갖고 있는 순비기나무는 정유 성분이 있어 꽃을 비롯해 식물체 전체에 향이 있다. 일본에서는 과거부터 순비기나무의 향을 방향요법에 이용해 왔다. 순비기나무 열매(曼荊子)를 베개에 넣어서 수면 유도용으로 이용해 왔다. 순비기나무의 오일 성분이 혈액 순환을 돕고 몸을 따뜻하게 해주며, 신경통, 요통, 어깨 결림, 냉증에 효과가 좋다는 점에서 생잎을 입욕제로 사용하기도 한다. 가지나 잎의 향은 모기 회피용으로 사용한다. 일본 오키나와에서는 순비기나무의 향을 생선회, 국수, 고기 요리에 곁들여서 사용하는 문화가 있다.

 

서양에서는 순비기나무 열매 추출물이 첨가된 다이어트제품과 건강 보조 식품이 제조 및 판매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전통적으로 해열과 통증 및 염증성 질환과 관련된 기능성 약재로 사용되어 온 순비기나무는 이처럼 여러모로 쓸모가 많다. 활용도는 많지만 신안군에서는 ‘사계절 꽃피는 아름다운 섬 조성’으로 관상과 관광에 비중을 두고 있으며, 화훼 식재가 어려운 해변의 활용, 폭풍 등에 의한 해변의 침식보호, 신안군만의 특산물의 생산을 고려할 때 밀원식물의 활용에 의한 벌꿀 생산에 관심을 가져 보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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