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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주 완사천 모티브의 버드나무차에 대한 단상 - 농업 칼럼니스트 농학박사 허북구
  • 기사등록 2020-07-06 08:1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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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붕 없는 박물관, 지붕 없는 미술관을 도시 브랜드 슬로건으로 사용하는 곳들이 많다. 문화재가 많고, 볼거리가 많다는 것을 강조하기 위함이다. 전남에서도 지붕 없는 박물관, 지붕 없는 미술관을 내세우는 지자체가 많다. 그 지역들을 살펴보면 유물이나 볼거리가 많기는 하나 나주에는 미치지 못하는 것 같다. 나주는 땅만 파면 문화재가 나온다고 할 정도로 유적과 유물이 많은 곳이다. 그것을 증명하듯 전남에서 유일하게 영산강 유역 고고자료를 바탕으로 한 국립박물관이 있는 곳이 나주이다.

 

나주는 천 년 동안 호남의 중심 목사고을로 유적과 유물이 많지만 지붕 없는 박물관이라는 도시 브랜드 슬로건은 거의 사용하지 않는다. 내세울 것이 많기 때문이다. 내세울 것이 너무 많아 한 가지에 집중하지 못하는 것이 나주 관광과 문화의 문제라는 우스갯소리가 나오곤 한다. 유적과 유물을 하나하나 짚어 보면 그 말이 결코 우스갯소리만이 아님을 알 수 있다.

 

나주 시청 앞에 있는 완사천(浣紗泉)만 봐도 그렇다. 1986년 2월 17일 전라남도기념물 제93호로 지정된 완사천은 샘과 버들잎, 물 긷는 처녀와 나그네의 전설 배경지로 유명한 곳이다. 즉, 후백제 견훤과 싸우던 왕건이 샘가의 처녀에게 물 한 그릇을 달라고 하자 처녀는 바가지 물에 버들잎을 띄워서 주었다. 급히 물을 마시면 체할까봐 천천히 마시도록 하기 위한 것이었다. 왕건은 처녀의 총명함과 미모에 끌려 아내로 맞이하였는데 이 여인이 곧 장화왕후(莊和王后) 오씨부인이다는 것이다.

 

이 전설에 대해 원광대와 전남도립대 학생 68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했다. 그 결과 광주와 전남 외의 출신자는 36.7%(49명중 18명), 광주 및 전남 출신자는 36.8%(19명중 7명)가 알고 있다고 응답했다. 샘가의 처녀와 나그네 이야기에 대해 안다고 응답한 사람 중에서 이 샘이 나주에 있다는 것을 알고 있는 사람의 비율은 광주와 전남 출신자는 0.0%였으며, 광주 및 전남 외 출신자는 16.7%를 나타내 완사천에 대한 홍보가 부족함을 알 수 있었다. 동시에 이 전설에 대해 알고 있다는 응답이 36.7% 이상 나타난 결과는 홍보에 의해 나주 완사천을 쉽게 알릴 수 있음을 의미 했다.

 

완사천은 로맨스 장소로도 의미가 깊다. 천 년 전에 장군과 총명한 처녀가 만났던 곳이고, 이들은 왕과 왕비가 되었다. 그 부부의 아들은 왕이 되었다. 이렇게 로맨틱한 이야기가 서려 있으며, 왕과 왕비가 만났던 장소가 남아 있는 곳은 나주 완사천이 가장 오래되었고, 거의 유일하다.

 

천년의 역사가 있는 완사천은 의미 면에서 사랑의 맹세 장소로 유명한 프랑스 파리 센강의 '퐁 데 자르'(Pont des Arts) 다리 보다 더 ‘천년의 사랑’ 맹세를 하기에 좋은 스토리가 있다. 이는 완사천 그 자체뿐만 아니라 완사천과 연계한 것들의 상품적 가치를 크게 높일 수 있는 매력적인 마케팅 자원이 있음을 의미한다. 완사천 및 관련된 것들은 이렇게 무궁무진한 상품적 가치가 있음에도 상품화는 미숙하고, 자원에만 머물러 있다.

 

농특산물의 개발은 완사천 같이 자원가치가 높은 것과 연계하면 시장의 초기 진입에 효과적이다. 완사천은 인지도가 높고 관련된 키워드는 사랑, 버드나무잎, 샘물, 총명함, 나주, 왕건, 장화황후이다. 이중 농업과 관련된 것은 버드나무이며, 샘물과 함께 연계해서 개발할 수 있는 대표적인 것에는 차가 있다.

 

그런데 버드나무를 차로 만들기 위해서는 우선 식용 가능 여부가 중요하다.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식품원료목록에는 식용가능 여부가 나와 있는데, 버드나무는 가지와 껍질이 식용 가능한 것으로 돼 있다. 버두나무류인 분버들, 개당키버들 및 호랑버들의 순도 식용이 가능한 것으로 돼 있다. 효과는 익히 알려져 있으므로 이들 부위를 차로 개발하면 완사천차, 왕건과 장화왕후차, 왕후차 등의 이름으로 효과적인 마케팅을 할 수가 있다.

 

버드나무 관련 차가 개발되면 나주시 시무식에서 이 차를 마시는 장면 연출을 통해 처녀의 총명함을 되새기며 한해를 슬기롭게 보내겠다는 다짐이라는 메시지를 시각적으로 전달할 수가 있다. 동시에 나주 역사 자원을 부각시킬 수가 있다. 버드나무 차의 개발 모티브는 완사천이 되지만 차를 통해 완사천을 홍보하고, 천 년 전의 사랑과 나주 여인의 총명함을 되새기는 것에 의해 지혜로운 나주라는 이미지업 매개물로 활용할 수가 있게 되는 것이다.

 

버드나무차의 개발 주체는 꼭 농업인이 아니어도 좋을 것이다. 문화유산과 특산물이 많은 지역의 경우 관에서 모든 것을 다 챙길 수는 없다. 시민들 스스로가 주체의식 속에서 지역의 특정 문화유산이나 특산물에 대해 관심을 갖고 조직화하고 연구하면서 지역을 발전시켜야 한다. 그런 측면에서 나주 완사천과 버드나무차의 상품화도 완사천만을 테마로 한 연구회가 조직되고, 이 조직이 개발하면 효과적일 것이다. 농특산물 및 지역 개발은 이처럼 지역민 스스로가 나서고, 자원적 가치가 높은 지역 자원을 찾아서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것에 의해 촉진 할 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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