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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훼 농가 돕기 캠페인, 바른 꽃문화 정착 계기로 삼자 - 농업 칼럼니스트 농학박사 허북구
  • 기사등록 2020-05-14 08:2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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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19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화훼농가 돕기 캠페인이 한창이다. 기관, 단체, 기업, 개인에 이르기까지 화훼농가 돕기에 속속 동참하고 있다. 그 내용은 실시간 뉴스로 전해지고 있는 가운데, 수입 꽃을 들고 있는 모습도 보여 화훼농가 돕기 캠페인이 농가 수입에 직결될까 하는 의구심도 든다.

 

캠페인에 동참하시는 분들 중에는 “꽃을 구매하면 농가에게 도움이 된다.”라는 생각을 가진 분들도 계실 것이다. 극히 선한 생각이지만 꽃집에는 수입 꽃이 많아 "꽃의 구입=화훼농가 소득"이라는 등식이 반드시 성립 되는 것은 아니다. 일부에서는 직접 도움을 주고자 농가로부터 직접 구매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이것은 농가 소득과 직결되지만 특수 품목이나 예외적인 상황이 아니라면 유통 구조를 왜곡 시킬 수가 있다.

 

우리나라에서 꽃(절화)은 보통 농가에서 재료(꽃)를 생산하고, 꽃집에서 소비자 기호에 맞도록 가공(꽃다발, 꽃바구니 등)해서 판매한다. 꽃집이 살아야지만 꽃이 판매되는 구조이다. 코로나 19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은 꽃집도 마찬가지인데, 유통 구조를 무시하고 꽃집을 배제해 버리면 장기적으로 꽃 판매 출구가 좁아져 버린다.

 

화훼 농가와 꽃집을 함께 도우려면 꽃집에서 국내산 꽃을 사는 것이 좋지만 꽃집에서는 화훼에 대한 이력(생산지 등) 표기가 제대로 되어 있지 않다. 유럽의 꽃집은 우리나라와 달리 대부분 이력을 표기한다. 수입 꽃에도 공정무역 화훼 여부를 표기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그렇게 하고 있다면 화훼농가 돕기 이벤트에서 수입 꽃이 양념이 아니라 메인으로 사용된 촌극은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다. 이참에 이 부분에 대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본다.

 

사실, 수입 꽃은 순기능도 많다. 이국적인 모습과 가격 적성에 의한 소비확대에 기여, 국내산꽃과 조화로 상품성 향상 등의 장점이 있다. 값싼 수입 꽃 때문에 국내산 꽃의 경쟁력이 떨어지는 부분도 있지만 수입 꽃 때문에 시장 크기가 커지는 효과도 있다. 하여 수입 꽃을 배제하는 것만이 좋은 것은 아니다. 현실이 그렇더라도 소비자들이 수입산 여부를 알고, 선택 할 수 있는 권리를 가져야 국내산 화훼 소비를 늘릴 수가 있다.

 

화훼 농가를 돕는 또 다른 방법은 경조화환의 주문 시 꽃이 제대로 사용되었는지 확인하는 것이다. 경조화환 시장 규모는 2018년의 우리나라 화훼생산액 5357억 원 보다 큰 것으로 추정된다. 시장 규모가 크고, 경조화환에 사용되는 꽃도 거베라처럼 국내에서 생산된 것의 이용성이 높지만 농가의 소득과 직결되지 않고 있다. 그 이유는 조화(造花) 사용 및 꽃의 재사용이 많기 때문이므로 소비자의 확인과 의지가 필요하다.

 

한편, 꽃을 선물하고, 즐기는 문화는 인간에게만 있다. 유전적인 측면에서 인간과 가장 가깝다는 유인원조차도 꽃을 즐기지 않다. 이번 캠페인은 비록 화훼 농가 돕기 명분이지만 많은 사람들이 꽃 소비 캠페인을 통해 꽃의 아름다움을 느끼고, 인간다운 경험을 했을 것이다. 그 경험의 지속적인 축적에 의해 모두가 행복해 할 수 있도록 관련 기관에서는 소비자 접근성과 활용성 개선 등 바른 꽃문화 정착 계기로 삼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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