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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열대과일 생산 분발해야 - 농업 칼럼니스트 농학박사 허북구
  • 기사등록 2020-05-12 10:1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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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가 뜨거워지고 있다. 1904년부터 축적되어 온 기상자료에 의하면 우리나라는 10년에 0.18℃씩 상승해왔다. 10년 단위로 최저 기온은 약 0.24℃, 최고 기온은 약 0.12℃ 씩 상승해왔다. 이대로 가면 2050년에는 폭염일수(낮 최고기온이 33℃ 이상)가 최대 50일로 늘어난다. 온도가 상승하자 기다렸다는 듯이 열대 과수(아열대 과수 포함) 재배도 늘어나고 있다.

 

농촌진흥청에 의하면 지난 2월 기준 국내 아열대 과수 재배농가는 528호, 재배면적은 164ha, 생산량은 2,877.8톤이다. 열대 및 아열대 지역에서만 맛볼 수 있었던 망고는 159농가에서 62.0ha, 바나나는 61농가가 29.3ha를 재배하고 있다.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일본에서도 열대과수 재배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일본 농림통계에 의하면 2018년 기준 일본에서 망고 생산량은 2,923톤으로 수입량 7,327톤 대비 39.9%나 된다. 비파, 백향과, 용과 등 일부 과일은 자급 수준에 이르고 있다.

 

열대 과수 재배의 증가는 기후 변화를 기회로 삼기 위해서이다. 국내에서 열대 과수 재배에 가장 적극적인 곳은 위도상으로 아열대 지대(남북위 13-35°)에 있는 제주도(북위 33-34°)이다. 2019년 기준 열대과일 재배 농가의 지역 분포에서 제주도는 33.3%로 수위이다. 제주도 다음으로 남쪽에 위치한 전남은 14.8%로 경북 20.8%, 경남 15.2%에 비해 뒤쳐있다.

 

전남이 기후적 이점을 제대로 활용하고 있지 못한 이유는 열대 과수 재배에 시설비와 비용이 많이 들기 때문이다. 판로와 가격 등을 고려할 때 생산성도 기존 작목에 비해 월등하지 못한 것도 한 이유이다.

 

현재는 그렇지만 열대 과수의 장래성은 좋다는 평가이다. 생산 측면에서 최저 기온의 상승에 의해 일부 품목은 노지 재배도 가능해지고 있다. 시설 재배에서도 방한(防寒) 비용이 감소되고 있다. 지속적인 온도 상승에 의한 저온 기간의 감소로 열대 과수의 생육 가능 기간이 길어짐에 따라 수량 증가와 품질이 향상 되고 있다. 열대 과수의 수확기는 온대과수의 생산량이 적은 6-9월인 것도 장점이다.

 

일부 열대 과일은 식물 검역상 수입이 제한되어 있는데, 국내에서 재배하게 되면 먹을 수 있게 된다. 수입대체 효과 외에 우리나라 사람들의 입맛에 맞는 열대 과일을 공급할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열대 과일은 종류와 품종이 많고, 맛이 제각각인데, 맛에 대한 기호는 국가와 민족에 따른 점이 있다. 우리보다 먼저 열대 과수를 도입한 일본은 초창기에 해외에서 인기 있는 품종을 도입했지만 판매에서 실패한 경험이 있다. 일본에서 현재 재배하고 있는 망고 품종 아윈(Irwin)은 해외에서 인기 없는 품종이지만 일본에서는 소비자들이 좋아해서 수입 망고에 비해 경쟁력이 높다.

 

온도 상승으로 기존 작목에 병충해가 많이 발생하는 점도 문제가 되고 있다. 이러 저러한 점을 고려할 때 전남은 어느 지역 못지않게 열대 과수 도입에 적극적으로 대처하고 분발할 필요가 있다. 관련 기관에서는 유망 품종의 적응성 검토, 소비자의 기호에 맞는 품종 도입과 개발, 재배 기술 확립, 지원체계 구축 등을 갖춰야 한다. 농가가 마음 놓고 재배하면서 기후 변화를 기회로 활용할 수 있게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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