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님 서둘러 길 떠나시던 일요일
저 세상 따가운 햇살을 잊으셨는지
창고 모퉁이 농기구에
우연찮게 밀짚모자를 남겨두고
때 늦은 회환에 못 이겨
쓰린 가슴 두들기시더니
엊그제 술잔 나누어
큰 소리로 잘 난 체도 해보고
뜨거운 여름날 천렵도 하였던
애증의 동생은 차량 짐칸에
밀짚모자만 덩그러니 놓고
먼 길 이사를 갔다.
돌아오지도 않을 것이지만
돌려주기에도 늦었기에
뜬 구름 흘러가는 텃밭
고추나무 받침대에 살포시 걸어주었다.
박영동 약력 :
법무사. 전남인터넷신문 회장.
광주지방검찰청 목포지청 형사조정위원
목포시문학회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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