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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픔에 관하여/박성애
  • 기사등록 2020-04-03 08:1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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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무친 추억의 그것은 꽃상자이다

슬픔의 매듭 풀고 꽃을 다시 피우며

바람에 춤추는 몸짓

속울음 뱉어낸다

 
유년의 숲길 따라 사진들이 걸려있다

햇살 아래 흔들리는 억새의 합창들

강물에 발을 담근 채

풀꽃을 헤아린다

 
터벅터벅 그렇게 길을 걸어 왔지만

길이 막힌 그 너머 벼랑에라도 서 있는지

아버지 산소를 떠올리면

빙점에 서 있는 나


<시작메모>
 

아버지, 이렇게 부르면 이장을 하고 온 그 날, 하늘 높이 떠있던 둥근달이 입으로 들어오는 듯하다. 입안까지 환해지고 따스해진다.

 
아버지께서 지은 집에 까만 천을 대고 사진을 찍던 어린 날. 아버지 등을 안고 자던 기억은 오늘 날까지 ‘꽃상자’에 넣어놓은 추억이다.

 
회초리를 한 묶음씩 방 한쪽에 놓아두시곤 하셨는데 난 한 번도 맞은 기억이 없다.

 
바둑도 잘 두시고 노래도 좋아하셨던 아버지, “울려고 내가왔나~” 는 지금까지도 아버지 노래만 같다.

 
아버지의 그늘이 없다는 사실만으로도 벼랑에 선 기분이다. 딸자식한테 변변한 효도 한번 못 받으시고 일찍 떠나신 아버지. 내게 있어 선친의 그리움은 슬픔의 강물을 이룬다.


<박성애/약력>

광주대학교 문예창작과 대학원 졸업.

1998년 《문예사조》 시, 2007년 《시조시학》 등단.

향토무등시 낭송대회 대상, 시낭송가,재능시낭송 교육사

광주전남 아동문학인상 수상.    조대시낭송교육사

담양문인협회 회장역임,  우송문학회 작품상 수상

담양군 송순문학상 운영위원, 담양예총 이사

시조집『새 백악기의 꿈』『마음 첩첩 꽃비』고요아침발간

조선대학교 국제차문화학과 박사과정 재학중,

parksa58@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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