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퍽한 갯벌에 사나흘 숨어버리는 여자
눈 깜짝할 사이 혓바닥 위에서
입속을 헤집고 다니는 여자
자칫 정신 줄 놓고 즐기다가는
숨통을 틀어막아 목숨까지 바쳐야 하는 여자
만질까 말까 망설이기만 하면
여덟 개의 발가락으로 수작을 걸어오는 여자
힘이 철철 넘쳐 온종일 갯벌을 기어 다니는 여자
가는 허리, 가는 발을 자랑하는 한 입의 여자
힘없는 남자나 병이 나서 죽을 것 같은
사람은 꼭 만나야 하는 여자
쓰러진 소도 일으켜 세우는 장사 같은 여자
무안 갯벌,
세발낙지 여자
<김경애 약력>
1971년 무안 출생, 2011년《문학의식》등단
문예창작학과 석사, 국어국문학과 박사과정 수료
목포詩문학회 회원, 시집 『가족사진』 『목포역 블루스』
목포문학관 어린이 문학교실 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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