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목포역 블루스/김경애
  • 기사등록 2020-01-27 14:36:23
기사수정


서울 자코메티 한국특별전 관람 후

늦은 밤 비 내리는 목포역에 내린다

온몸에 감기는 이난영의 애절한 가락과 바다 짠내

 

잠깐 정신을 놓았을 뿐인데 다시 이곳이다

더 가고 싶어도 갈 수 없어 멈춰 선 자리

버리고 싶은 날들이 소스라치듯 놀라

하나둘씩 항구의 등불로 켜진다

 

혼돈과 멀미, 불안과 고독

돌아올 수밖에 없다는 것은 얼마나 큰 형벌인가

부둣가 저편에서 들려오는 눅눅한 목소리에 밀려

나의 발걸음은 제 자리를 맴돈다

 

갈 곳이 없어 헛도는 것은 아니다

뜨겁던 사랑이나 지독한 이별도 물기처럼 사라져

강파르게 마른 채로

걸어가는 사람*

 

아무도 기다리지 않는 역 앞에서

끝내 생활 속으로 들어가지 못하고

역 대합실 의자에 앉아 늦은 시각으로 떠 있다 

 

* 알베르토 자코메티의 대표 작품.

 

<김경애/ 약력>

1971년 무안 출생, 2011년《문학의식》등단

문예창작학과 석사, 국어국문학과 박사과정

목포詩문학회 회원, 시집 『가족사진』 『목포역 블루스』

목포문학관 어린이 문학교실 강

0
기사수정

다른 곳에 퍼가실 때는 아래 고유 링크 주소를 출처로 사용해주세요.

http://jnnews.co.kr/news/view.php?idx=271749
기자프로필
프로필이미지
나도 한마디
※ 로그인 후 의견을 등록하시면, 자신의 의견을 관리하실 수 있습니다. 0/1000
확대이미지 영역
  •  기사 이미지 지리산 노고단에 핀 진달래
  •  기사 이미지 보성군, 연둣빛 계단식 차밭에서 곡우 맞아 햇차 수확 ‘한창’
  •  기사 이미지 강진 백련사, 동백꽃 후두둑~
한국언론사협회 메인 왼쪽 1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