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루한 세월 한 자락 걸치고
구석진 흙바람 벽에 기대어 졸고 있는
당신을 보았습니다
한여름 갈대 우거진 강기슭에서 비지땀 훔쳐가며
한 발 한 발 무자위 날개 위를
힘겹게 밟아 오르시던 젖은 맨발의 아버지
거북등처럼 쩍쩍 갈라진 가문 논의 물꼬를 틀어잡고
가난에 몸부림치며 애태우던 시절 있었지요
철푸덕 철푸덕
무자위 날개 들어 올릴 때마다
벼들의 함성 울려퍼지던 새우난 들녘의 어스름
오늘 문득, 사뭇 그립습니다.
<박행자 약력>
1996년 계간《해동문학》, 월간《한국시》시 당선 전남문학상 외 수상
광주시낭송가협회 회장·불교방송 칼럼리스트 역임
불교방송 <이 아침의 시 한편>· 평화방송 <한낮의 시 한편>토크시낭송 역임
한국문협·광주문협·전남문협·광주시협 이사, 전남시인협회 부회장
저서/ 시집『외로워도 가끔은 혼자이고 싶을 때가 있다』
목포詩문학회·시류문학 동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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