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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를 기회로, 머리와 가슴
  • 기사등록 2017-01-05 17:4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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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동 회장
부와 권력과 문명의 흥망성쇠는 끊임없이 공전한다고 하였습니다.

 

눌리면 튀어 오르고 올랐으면 떨어지고 또다시 오르려 하는 것은 삼라만상의 이법입니다.

 

가난한 집안에 태어난 자식은 부를 추구하고, 부유한 집의 자식은 쾌락의 탐닉에 빠져 존재의 의미를 흐리게도 합니다.

 

이 모든 공전 또한 우연이 아니고 지극히 당연한 현실의 법칙입니다.

 

이따금 틀림없는 진리로 보이는데도 따지고 보면 뜻하지 않게 실제와의 괴리가 발견되는 경우가 있으며, 모든 것이 타당하게 여겨졌던 것들이 무상한 세월의 흐름에 의하여 원래의 의미가 변색되기도 합니다.

 

인류가 개발한 다수결의 원리는 만고의 진리인 것처럼 보였지만, 최근 미국에서 치러진 대통령 선거에서 국민으로부터 오히려 많은 표를 획득한 후보가 제도의 틀을 넘지 못하고 낙선하는 일이 벌어지기도 하였습니다.

 

우리나라의 선거제도하에서도 모든 사람이 보아 언뜻 훌륭하게 보여 지는 내용을 공약으로 내세운 후보의 말을 믿고 투표를 하여 대표자로 선출하였음에도 정작 당선되고 나서는 약속을 지키지 않고 개인적인 처지에 얽매어 당초의 소망과는 전혀 다른 결과를 낳기도 하였습니다.

 

학생들의 입시제도에서도 학교마다 다른 시험 일자와 모집요강에 의하여 객관적으로 상당한 실력을 갖춘 학생이 낙방하는 사례가 빈번 하였습니다.

 

이러한 제도는 실력 있는 사람을 정상적인 절차를 통하여 발탁하는 순기능보다도 실력은 다소 떨어지더라도 부와 권력에 있어 상당한 능력을 갖춘 자들에게 선택의 희열을 맛볼 수 있는 문을 넓혀주는 기회가 될 수도 있었을 것입니다.

 

사법시험을 대신하는 로스쿨의 경우 전에는 오로지 공부에만 집중하여 합격의 영광을 누리면 되었던 것과는 달리 재력이 부족한 학생들은 턱없이 높은 학비를 감당할 수 없어 눈물을 머금고 꿈을 접어야 하는 안타까운 순간이 닥칠 수도 있을 것입니다.

 

금전의 힘에 의한 능력의 왜곡 작업을 굳이 세상 사람들의 삶속에 접목하여 활용하고 있는 것은 가진 자의 교묘한 횡포로 비추어 지는 것입니다.

 

조선조 말경에 양반의 족보를 돈으로 사고팔았으며, 심지어는 국가의 동량을 선발하는 과정이 돈으로 좌지우지 되었다는 사실에 대하여 나라가 망해가는 과정에 있었던 허황된 일로만 알고 있었는데 요즈음 세태는 어떠하였는가요.

 

가슴에 손을 얹고 전국의 지자체장들과 국회의원을 비롯한 정치인은 위 조선말기의 상황과, 수없는 시련을 이겨내고 어렵사리 이룩한 우리의 현실정치 사이에 얼마나 다름이 있는지 되새겨 보아야 할 것입니다.

 

국가의 통치이념이 둘로 갈려 첨예하게 대립을 하는 경우 어느 한 논리가 근소한 차이로 승리를 하게 되면 생각이 다른 소수의 논리를 사장시키거나 아예 무시를 하는 것은 다수결원리의 가장 큰 병폐로 보여 집니다.

 

승자가 패자의 생각과 처지를 끌어안고 포용을 하고 패자가 승자의 논리를 인정하고 협조하는 제도적인 장치가 없는 다수결의 원리는 이 사회를 해치는 흉기가 될 수도 있습니다.

 

국민과 정치인은 원래 그 뿌리는 하나지만 종류가 달라 마치 산 속에 피는 버섯이 정을 품으면 좋은 버섯으로 만인의 사랑을 받을 수도 있을 것이며, 독을 품으면 독버섯으로 오히려 배척을 받을 수도 있을 것입니다.

 

국민이라는 토양을 바탕으로 존재하는 정치인이 국민의 뜻을 살펴 힘들고 어두운 곳에 손을 내밀어 선정을 뿌리는 것은 당연한 일이 될 것이며, 대다수 국민의 생각이 반드시 옳은 것만은 아닐 수도 있기에 소신을 가지고 잘못된 부분에 대하여 올바른 방향을 제시하는 용기도 때론 필요할 것입니다.

 

이때 평소 잘 정리된 논리에 의하여 머리를 써가며 무엇이 나의 정치 생명에 도움이 될 것인지, 본인의 의지와는 달리 줄타기를 잘하는 것은 순간의 성공일줄 모르나 이 세상의 독버섯으로 결과적으로는 국민을 속이는 일이 될 것입니다.

 

진실로 국민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소처럼 우직한 발걸음을 내딛어 능력이 부족하게 보일지라도 진실을 주장하는 것이 나라와 국민을 사랑하는 길이 될 것입니다.

 

국민들의 격앙된 마음들은 그동안의 정치 현실에 대하여 너무나도 커다란 배신감을 느꼈기에 촛불을 켜고 당장 물러나라고 소리를 높이고 있지만, 막상 서둘러 물러나고 나면 그동안의 잘못된 부분에 대하여 어떠한 대책으로 어떻게 극복해 갈 것 인지를 먼저 곰곰이 생각해보는 과정도 필요할 것입니다.

 

정치의 지도자가 순간의 이해타산에 의하여 가슴으로는 정도임에 틀림이 없어 보이는데도, 머리가 가리키는 방향으로 애써 진실을 왜곡하여 국민들로부터 순간의 지지를 받거나 길을 잘못 들도록 유도하는 것은 역사의 죄인이 될 수도 있을 것입니다.

 

지금은 어지럽고 혼란스런 상황일 지라도 냉철한 이성을 바탕으로 나라와 국민을 위하는 길이 무엇인지 기교가 아닌 밑바닥에서부터 우러나는 청량한 상념으로 진정한 가슴의 정치를 펼치는 것이 민족의 미래를 위기로부터 구하여 기회로 이끌어가는 쌍두마차가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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