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담양 죽녹원, 웰빙 관광지로 최고 - 일상에서 지친 심신, 대나무 숲에서 원기회복
  • 기사등록 2008-09-05 06:43:00
기사수정
 
나모도 아닌거시
풀도 아닌 거시
곳기는 뉘 시기며
속은 어이 뷔연는다.
뎌러코 사시예 프르니
그를 됴하 하노라.

이 시조는 조선시대 고산 윤선도가 지은 오우가(五友) 중에 하나로 대나무의 특질과 자신의 자연애(自然愛)를 표현한 것이다.

이 시조에서 표현된 것처럼 대나무는 오랜기간 동안 선비들의 올곧은 기개와 절의를 상징 해왔고 또 실생활에 필수품인 죽세공예품으로 활용되어 왔다. 그러나 최근 들어서는 일상에서 지친 몸과 마음을 정화하기 위해서 대나무 숲을 찾는 사람이 부쩍 늘었다.


최근에 발표된 연구결과에 의하면 대나무는 1ha당 이산화탄소를 1 톤 가량 흡수하고, 0.37톤의 산소를 발생시키는 등 공기정화 능력이 뛰어나다고 한다. 또한 음이온 발생량이 다른 나무에 비해 월등하고, 사시사철 푸르름으로 인해 뇌파(α파)를 발생시켜 스트레스 해소는 물론 신체와 정신적 이완 등 심신을 안정시키고 뇌기능을 활발하게 해 준다.

다시 말해 도심의 탁한 공기와 바쁜 일상생활에 찌든 도시인들의 스트레스를 해소시켜주고 마음속까지 상쾌하게 만들어 주는데는 죽림욕(竹林浴)이 최고라는 것이다.


죽림욕을 즐기기에는 광주에서 이십분 거리에 있는 담양군 담양읍 향교리에 위치한 ‘죽녹원‘이 제격이다.

향교교를 지나 바로 왼편에 위치한 ‘죽녹원’은 죽림욕 뿐만 아니라 조선중기 영산강 상류인 담양천의 물길을 다스리기 위해 수 백년 전 당시 담양부사였던 성이성 부사가 제방을 축조하고 나무를 심었다는 전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숲으로 지정된 천연기념물 제366호인 관방제림이 이웃하고 있다.

또한 영산강 최상류인 청정 담양천이 관방제림의 거대한 풍치림과 조화롭게 어울려 보는 이의 눈을 즐겁게 만드는 멋진 풍경은 마치 한국의 세느강변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죽녹원의 입구에 들어서면 푸른 대나무 기둥으로 만든 하늘을 향해 치솟아 있는 청살문이 손님을 반갑게 맞이한다. 길지 않은 돌계단을 한 걸음 한 걸음 오르다 보면 댓잎파리가 만들어내는 청랑한 소리와 함께 불어오는 대바람은 굳어 있는 몸의 긴장을 풀어주고 일상에 지친 심신에 탄산음료를 마신 것처럼 상쾌함으로 다가선다.

굽이굽이 만들어진 대나무 울타리를 따라 안으로 들어서면 3만여평에 달하는 대나무 숲이 포근히 감싸 안는다.

“또 다른 세상을 만나면 잠시 꺼두셔도 좋습니다”

어느 휴대폰 회사의 흘러간 CF 광고 카피다.
적막한 대나무 숲 속에 들어서면 또 다른 세상이 보인다.
댓잎파리의 사각거리는 소리에 귀를 기울이며, 세속에 찌든 오욕을 모두 털어 버리고 대숲사이를 걷노라면 어느 순간 하늘을 가리며 빽빽이 들어선 대나무 한가운데 무념무상에 빠져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산들바람이 불라치면 하늘을 가리고 서있던 대나무 가지 사이로 푸른 댓잎을 통과해 쏟아지는 햇살의 기를 온몸으로 받아 마치 신선이 된 것 같은 무아지경에 빠지게 된다.

사랑이 변치 않는 길과 철학자의 길, 추억의 샛길, 죽마고우 길 등 테마별로 조성된 길을 따라 조금 더 안으로 들어서면 신라시대 연기조사가 중국에서 차(茶)를 들여와 처음으로 구례 화엄사 부근 대나무밭에다 심고 차를 생산했다는 죽로차(竹露茶)가 자생하고 있다.

죽로차는 대나무가 낮에 수분을 흡수하였다가 밤이면 잎 끝에 이슬을 만들어 떨어지는 대나무 이슬을 먹고 자라 감미로운 맛과 은은한 향이 입안을 떠날 줄을 모른다하여 차 중의 차로서 녹차 가운데 최고급으로 친다.

죽로차 한잔으로 목을 적시고 죽림욕을 즐기며, 잠시 하늘을 찌를 듯이 솟아 오른 대나무를 올려다보자!

세속에 찌든 오욕과 스트레스가 모두 어디론가 날아가 버리고 가슴이 확 트이면서 마음을 차분하게 만드는 매력 또한 대나무 숲만이 가지고 있는 마력인 듯 하다.

이곳 죽녹원은 2004년 여행업계가 발표한 전국에서 가장 가보고 싶어 하는 곳 중에 경남 외도와 보성 차밭에 이어 3위로 나타나는 등 죽림욕을 즐기기 위해 전국에서 찾는 관람객들이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0
기사수정

다른 곳에 퍼가실 때는 아래 고유 링크 주소를 출처로 사용해주세요.

http://jnnews.co.kr/news/view.php?idx=12072
기자프로필
프로필이미지
나도 한마디
※ 로그인 후 의견을 등록하시면, 자신의 의견을 관리하실 수 있습니다. 0/1000
확대이미지 영역
  •  기사 이미지 [포토] '질서정연하게'…입장하는 8만 성도들
  •  기사 이미지 [포토] 청주교회 앞 열 맞춰있는 ‘8만’ 성도들
  •  기사 이미지 서구, 제26회 서창 만드리 풍년제
한국언론사협회 메인 왼쪽 1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